혹시 이를 오해하여 장마 자체에 대한 예보를 안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국민들이 계신 것 같아 이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혹시 미진하지 않았는지 되짚어 보게 된다. 나아가서 장마전선이 형성됐을 때 예전보다 더욱 상세한 여름철 강수 전망을 발표하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여름철의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강우전선에 의해 지속적으로 내리는 비를 말하며, 일본과 중국에도 이러한 현상이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겨울 동안 멀리 하와이 방면으로 물러나 있다가 여름이 가까워짐에 따라 적도 부근에서 증가한 태양에너지로 인해 점차 서쪽으로 그 세력을 확장하여 6월 말경이 되면 우리나라 남쪽해상에 그 모습을 나타낸다. 오호츠크해는 겨울 동안 얼음으로 덮여 있다가 봄이 되면 녹기 시작하고 또한 시베리아 대륙으로부터 눈 녹은 물이 흘러들기 때문에 대륙에 비하여 10도 가까이나 온도가 낮다.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은 온도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두 고기압 사이에 뚜렷한 강수전선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장마전선이라 한다. 5월 말과 6월 초에 형성된 장마전선은 북위 30도 이남에 동서로 정체해 있다가 6월 중순 이후부터 점차 북상, 남북진동을 하며 비를 내리게 된다.
기상청 수원기상대장 이병열
장마철에는 우선 집중호우로 재산과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재해예방과 경감에 우리 모두 최선의 준비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날씨가 좋지 않은 경우, 일기예보를 수시로 확인하여 모든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참고하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장마가 시작되면 인체 면역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고온 다습한 환경으로 세균 번식이 왕성해지면서 각종 전염병에 감염되기 쉽다. 특히 신종 인플루엔자, A형 간염, 어린이들이 집단 감염되기 쉬운 수족구병, 바이러스성 뇌수막염도 장마철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다. 손을 깨끗하게 씻고,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장마철 건강관리의 기본이라 하겠다.
보통 장마 기간인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약 한 달간 내리는 강수는 우리나라 전체 강수량의 30%가량에 달할 정도로 비교적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 그렇기 때문에 장마가 없다면 수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리고, 식수가 부족해짐은 물론 여름철 한창 커 나가야 할 작물의 생육에 커다란 지장이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장마는 많은 비를 가져오는 기상현상으로, 우리가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면 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수자원 확보는 물론 대기를 맑게 하고, 도로나 지면의 먼지를 씻어내는 청소기능을 통해 자연자원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장마는 물론 모든 기상현상이 이와 같은 양면성이 있어 우리의 준비 여하에 따라 재해가 될 수도, 마르지 않는 중요한 수자원, 풍력자원, 태양광자원 등 자연자원이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마르지 않는 자원, 기상은 경제다'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