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수욕장은 입소문만으로 알려진 지역까지 포함하면 30~40여 곳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옹진군, 중구, 강화군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주요한 13곳을 소개한다.

▲ 연평 구리동해변

# 옹진군

800m 고운 모래가 일품인 북도면 옹암해변. 해안 뒤편으로 노송이 병풍처럼 둘러있어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물이 빠지면 갯벌에서 조개, 바지락을 잡느라 여기저기서 분주하다. 이른 여름철 바닷가를 따라 어우러진 벚꽃길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영종대교를 지나 삼목선착장에서 배가 수시로 운행된다.

꽃게로 유명한 연평. 인천에서 127㎞ 떨어져 꽤 멀다. 북한 해주까지는 불과 30㎞로 더 가깝다. 이곳 구리동은 자연해변으로 북녘 해안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나같이 모양이 다른 바위와 흰색 자갈, 모래가 어우러졌다. 햇살에 돌이 달궈지면 약간 뜨겁다고 느낄 수 있다.

백령 사곶해수욕장은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용기포항에 내리면 왼편으로 백령의 명물 사곶과 만난다.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전해지는 이곳 규조토 해변은 유사시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다. 다시 말해 천연비행장인 셈이다. 자동차가 최대 속력으로 달려도 바퀴자국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

섬 전체가 해변이라 불리는 대청도에는 고운 백사장이 많다. 특히 사탄동은 국내 10대 해변으로 꼽힌다. 색으로 표현하면 짙은 파란빛으로 바다와 하늘이 서로 연결된 듯하다. 1㎞ 길이에 폭 500m,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묻어난다. 뱃길로 백령도를 가는 길목에 있다.

▲ 덕적도 서포리

국민휴양지 덕적면 서포리. 여객터미널에서 1시간이면 충분하다. 100만㎡의 넓은 백사장에 200년 세월을 간직한 노송과 해당화가 한데 자리했다. 해변의 '지존'이라는 명성이 부끄럽지 않은 곳이다. 해수욕장 뒤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소나무 산책로'가 2007년 정비됐다. 매년 전국에서 수만명의 발길이 이어진다.

덕적은 소야, 굴업, 백아, 울도, 문갑 등 5개의 자도(子島)를 뒀다. 덕적도 선착장에서 하루 한 차례 외곽의 섬을 순회하는 해양호가 있다. 다만 파도가 높게 치는 등 날씨가 심술을 부린다면 배가 정박지를 떠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곳의 아들 섬들은 모두 특징이 제각각이다. 실제로 가본 사람만이 이곳 매력을 거론할 수 있단다.

자월 장골은 반원형으로 생긴 해변으로 수십년 된 아카시아 나무가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폭은 400m가량으로 경사가 완만하다. 가까운 소공원에는 계절별 각양각색의 꽃들이 무리를 지어 볼거리를 더한다. 큰말에는 금색 모래가 가득하다. 오밀조밀한 바다는 잘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기 그지없다. 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학습장으로 그만이다.

영흥 십리포는 영흥대교를 넘어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이웃 섬이다. 북쪽 길을 따라서 계속 들어가면 된다. 굵은 왕모래와 잔잔한 자갈돌이 깔려 밟는 재미를 더한다. 해변가를 등지고 우리나라 한 곳뿐인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다. 150년이 넘는 300여 그루 나무가 숲을 이뤄 그늘막이 제공되는데 찬바람은 에어컨 못지않다.

# 중구·강화군

영종대교를 지나 만나는 중구 을왕리는 낙조가 아름답다. 해질 녘에 저 멀리 수평선으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면 마음이 상쾌하다. 1.5㎞ 긴 해변과 양 옆으로 기암괴석이 늘어섰다. 물이 빠지더라도 갯벌보다 단단한 모래사장이 드러나 먼 바다까지 내달릴 수 있다. 민박집과 단체 모임을 위한 야영·수련장 등 시설이 마련됐다.
 
▲ 영종 을왕리해수욕장

왕산해수욕장은 고즈넉하다. 인파로 북적거리는 을왕리를 헤집고 나와 조그만 동네 너머에 있다. 밀물 때 서해안 어느 곳보다 물이 깨끗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썰물이 되면 조개를 줍거나 갯벌에 누워 마사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백사장 한 쪽 갯바위 해변은 낚시 장소로 유명하다. 또 모래 언덕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다.

하나개는 영종도 남측 해안도로를 따라 잠진도선착장에서 들어갈 수 있다. 하나개는 '큰 갯벌'이라는 뜻으로 넓고 푹신한 모래사장과 함께 이 동네 명물이다. 100m에 펼쳐진 펄을 손으로 약간 파내면 쫄깃한 맛이 일품인 동죽조개가 보인다. 흰 속살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듯 굳게 입을 오므리고 있다.

2003년 영화관객 1천만명 시대를 연 '실미도'의 실제 무대인 무의도 실미해수욕장. 실미로 가는 길은 하루에 두 번 물이 빠지는 시간에만 드러난다. 따라서 물이 들어오는 시간도 알고 들어가야 한다. 사람이 살지 않는 섬으로 소나무 숲이 빽빽해 한낮에도 햇살이 무척 약하다.

강화 본 섬에는 동막해변이 있다. 길이는 200m로 무척 아담하다. 강화에서 가장 큰 모래톱을 자랑한다. 모래톱은 바다의 주변 바닥보다 수심이 얕은 볼록한 부분이다.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게, 조개가 풍부하고 물이 들어오면 낚시도 할 수 있다. 강화 남단의 장화리에서 동막리에 이르는 해안도로가 명소다.

삼산면 매음1리에 있는 민머루해수욕장은 한국관광공사가 생태관광지로 지정했다. 자연환경이 거의 완벽하게 보전돼 있다. 서쪽으로 길게 늘어선 작은 섬 석모도 내 유일한 해변이다. 백사장은 폭 50m, 길이 1㎞로 갯벌이 넓게 자리하고 있는데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피부 미용에 탁월하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