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용인시 기흥구 보라택지개발지구내 한 어린이 공원. 설치된 지 얼마 안 된 듯한 알록달록한 놀이기구와는 달리 공원 주변은 온통 잡풀로 뒤덮여 있다.
평소 같으면 인근 어린아이들이 이용했을 법도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 봐도 아이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바로 옆 공원 바닥에 설치돼 있는 바닥유리 등도 상당수 깨어진 지 오래된 듯 날카로운 유리조각을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어린이 공원 옆 생태공원 역시 잡풀로 가득 차 있었고 이곳을 조금 지나자 나타난 인공폭포는 전날 내린 빗물과 온갖 쓰레기가 뒤범벅이 돼 '쓰레기장'으로 변해 있다.
공원을 올라가는 계단에는 이미 환경오염 문제로 정부에서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낡은 철도 폐침목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공원뿐만 아니다. 지구내 도로변 수목들은 관리가 전혀 안 된 채 지저분하게 자라고 있었고 생태터널내 LED 등도 이미 깨진 지 오래돼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주민 이모(39)씨는 "일명 '한보라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이처럼 관리가 안 된 곳이 대부분으로 시와 시행사 양측 모두에 민원을 제기해도 서로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용인시와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가 이미 4천300여가구가 입주한 택지개발지구내 기반시설물인 '공원시설' 인수인계를 놓고 '책임 떠넘기기식' 행정을 펴고 있어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업시행자인 주공 측이 공원 시설물 파손과 공원내 불법 경작 등에 대한 처리를 하지 않아 몇 년간 일부 기간시설물을 인수인계받지 않고 있다"며 "이른 시일내 조치가 될 수 있도록 주공 측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공 관계자는 "인수인계가 늦어지게 된 것은 시청 담당자의 잦은 변경이 그 원인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당초 60여개뿐인 지적사항이 이제는 300여개로 늘어났다"며 "이른 시간내에 공원 보수와 폐침목 교체 등 시설보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