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불카드의 굴욕(?).

은행 잔고내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직불카드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사용 규모가 카드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하루 평균 직불카드 사용 금액은 1억1천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4년 9월 1억원을 기록한 뒤로 가장 낮은 수치다. 사용건수 기준으로도 2천700여건으로 2004년 10월 1천700여건 이후 가장 적었다.

직불카드는 지난 1996년 도입된 이후 갈수록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추세다. 전년동월 대비 사용 규모 증감률이 2005년 12월 이후 거의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직불카드 외면은 신용카드에 비해 가맹점이 적고 심야 시간대 사용이 불가능한데다 각종 부가 혜택이 없는 단점 탓으로 풀이된다. 금융기관들도 수수료 수익 등으로 직불카드보다 신용카드 발급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재연 선임연구위원은 "신용카드는 직불카드보다 수수료율이 높아 가맹점에 수수료 부담이 전가되고, 가맹점은 소비자 가격에 이를 반영함으로써 불필요한 금융비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신용카드는 무이자로 단기자금을 빌려 쓰는 수단"이라며 "선진국에 비해 국내의 신용카드 쏠림 현상이 지나친 측면이 있는 만큼 직불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