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고서야 잘 나간다는 OECD 국가 중 한국이 자살률 1위일 리가 없다. 한국인의 자살이 인구 10만명당 21.5명으로 OECD 평균인 11.2명의 두 배나 된다는 보건복지가족부 발표가 믿기 어렵다. 하기야 사람이 아닌 기타 동물들도 자살을 한다는 기록은 꽤 있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원숭이가 고압선에 감전돼 죽자 아내 원숭이도 같은 곳을 찾아가 자살한 경우도 있고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는 애써 지은 집이 5번이나 헐리자 비관해 자살한 제비 부부도 있었다. 염소나 양, 고래의 집단자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살 이유야 사람이든 동물이든 절망 끝, 더 이상 희망 쪽 시야가 제로인 암흑일 것이다. 하지만 예외의 자살 이유도 있다. 바로 저 북유럽 노르웨이 등의 표르드(fjord)―낭떠러지로부터 바다에 투신, 집단 자살하는 나그네쥐(Lemming)들이다. 레밍은 남은 종족에게 식량을 남겨 주기 위해, 종족 보존과 가족계획을 위해 처절한 집단자살 드라마를 연출한다는 것이다. 하긴 인간도 이승에 잠시 외출 나온 '가유(假有)'였다가 '본유(本有)―무(無)'로 돌아가는 존재이기는 하다. 하지만 '1위 자살 국'의 불명예만은 안 될 일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