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수환 (경기도 농산유통과장)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EU FTA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2007년 5월부터 협상을 시작해 2년 2개월간의 진통끝에 나온 결과다. 당장 한-EU FTA가 가져올 파장에 대한 각계 각층의 전망과 평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내 GDP 증가, 무역수지 흑자, 국내 취업자 증가 등 장밋빛 전망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산업이 입을 피해에 대한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경기도 역시 이번 한-EU FTA가 가져다 줄 영향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을 실시하는 한편,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기도가 예측한 자료에 따르면 한-EU FTA체결은 도내 지역총생산과 고용이 증가,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인다. 최대 2조6천200억원에 육박하는 지역총생산량이 증가하고, 1만에서 2만명 정도의 고용창출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경기도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전자, 섬유산업 등의 수출이 4억4천700만 달러, 생산도 최대 5% 정도 늘 것으로 예상돼 관련 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물론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이번 한-EU FTA는 기술경쟁력이 약한 정밀기기, 석유화학, 농축산업 등은 수입확대로 피해가 우려되는 산업이다. 무엇보다 필자가 걱정하는 부분은 경기도내 양돈 농가들이 입게 될 피해다.

현재 냉동삼겹살 1㎏의 가격은 국내산의 경우 7천748원, EU산 5천123원, 미국산 4천559원이다. FTA가 발효되면 관세 25%가 없어져 EU산의 가격은 4천98원이 되는 것이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거의 국내산의 반값밖에 안 되는 수준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수입하는 전체 돼지고기의 70%가 EU산이라고 하니 국내 양돈농가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국내 양돈농가의 20%가 집중돼 있는 경기도는 이에 대한 집중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무한경쟁 상황을 이길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바로 경기도에서 실시하고 있는 G마크 사업이다. 올해로 출범 10년째를 맞이한 G마크는 경기도 농축산물을 아우르는 고품격 농축산물 브랜드의 이름이다. 도내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경기도지사가 보증하는 제도인 'G마크'는 정부나 다른 지자체에서는 실시하지 않는 독보적 품질인증제도다. 도지사가 인증하는 제품인 만큼 생산에서 가공·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쳐 품질과 위생 안전성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며 이러한 특징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 우려와 농약의 과다사용, 유전자 변형의 유해성 논란으로 웰빙형 소비생활이 확산되면서 'G마크'의 브랜드파워 역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출범 당시 67개에 불과했던 G마크 인증업체는 출범 10년만에 134개로 배 이상 늘었으며 2008년에는 전년도인 2007년 2천931억원 대비 185% 증가한 5천413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7천억원, 2010년도에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농산물을 고급화하고, 전 세계인들이 먹을 수 있는 명품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경기도의 G마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어차피 가격경쟁력으로는 승부할 수 없다. 명품 농산물만이 우리가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