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지역 건축 경기가 끝이 안보이는 역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흥시 지역 건축 경기는 그야말로 끝모를 바닥세를 면치 못하면서 지역 건축설계사무소들이 만성적인 적자 운영에 허덕이고 있다.

23일 시에 따르면 올해들어 시에 건축허가된 건수는 총 131건으로 신축 106건, 증축 25건이다. 그러나 분양을 기대할 수 있는 건축연면적 1천500㎡이상 건수는 고작 4건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시흥시 장현동의 연면적 1천527㎡인 종교시설(교회)과 정왕동의 연면적 5천992㎡인 시흥세무서 신축 청사, 과림동의 연면적 2천13㎡인 공장이 591㎡의 증축 허가를 받은데 그치고 순수한 업무시설인 상업용 근린상가는 장현동에 184㎡의 증축 허가난 게 유일한 실정이다.

또 연면적 1천500㎡이하 허가된 건축물도 개인주택이나 소매점 용도의 신고대상 100㎡이하 건축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공동주택은 일반 주거지역의 경우 인구 물량이 전혀 없어 아예 사업승인 신청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주공이 시행하는 장현택지지구는 보상이 지지부진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단지 조성 착수가 가능한 실정이며 목감택지지구는 오는 10월께 단지 조성에 들어가도 토지공급 등의 절차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나 건축허가 신청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흥지역 건축사협회는 전체 40명 회원중 이미 3명의 회원 건축사가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 세무서로부터 강제 폐업조치가 내려지는가하면 2명의 회원도 더이상 버티기 힘들어 사무실 문을 닫을 예정이다.

시흥건축사협회 전진호 회장은 "올해들어 크든 작든 한달에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는 사무소가 절반이 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구책으로 회원들만이라도 설계와 감리를 분리 수주키로 결의,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나 강제 규정이 없어 건축주가 동의하지 않으면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전 회장은 또 "내년에 택지지구 개발이 본격화돼도 서울이나 부천·안산·안양 등 인근 대도시 건축사들이 설계단가를 덤핑으로 치고 들어와 안정적인 수주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 건축사들이 일정 지분을 의무 참여토록 하는 조례 제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