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넘도록 도심 흉물처럼 방치돼온 인천 연수구 동춘동 골프연습장의 건축주가 연수구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인천지법 민사합의11부(최은배 부장판사)는 A(77)씨 등 5명이 인천시 연수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1억3천200만원을 물어주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철탑은 오로지 골프연습장을 위해 존재하는 공작물이므로 연습장 건축허가와 철탑 축조신고는 별개로 볼 수 없다"면서 "연수구 공무원은 이 같은 사실을 성실하게 검토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철탑이 위법 건축물임을 간과하고 건축허가를 함으로써 건축주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배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는 1999년 동춘동 공영주차장 부지 9천600㎡에 지상 4층, 연면적 8천646㎡의 주차장 건물 및 골프연습장 건축 허가를 내줬으나 완공 직전인 2001년 5월 인천시가 주차 용도가 아닌 철탑 등의 공작물 설치는 위법임을 지적하자 허가 취소와 함께 철거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A씨 등은 "담당 공무원이 골프연습장에 필수적인 철탑이 위법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설명해주지 않은채 건축허가를 내줘 손해를 입었다"며 구에 금융비용 손해보전금과 위자료 등 32억5천7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법정 싸움이 이어지면서 연습장과 철탑은 8년 넘게 방치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