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천/심재호기자]이천시를 비하한 하이닉스 노조위원장의 부적절한 발언에 하이닉스에 대한 이천시민들의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13일 이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시에서 개최된 노정간담회에서 박태석 하이닉스 노조위원장은 "이천시가 하이닉스를 위해 해준 게 뭐가 있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정간담회에서는 노동계현안 및 하이닉스 고충 처리 방안이 논의됐으며 지역노조 대표자들과 시장을 비롯한 시청 간부 등이 참석했다.

박 위원장의 막말이 알려지자 정부측에 하이닉스 공장 증설 허용을 촉구하는 범시민운동을 전개해온 시와 시민단체, 시민들은 지역과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하이닉스에 대한 비난여론이 고조됐다.

사태가 심각하게 발전하자 다급해진 노조측은 지난 10일 '하이닉스 공장증설 이천시민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을 방문, 공식 사과하는 등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에 접수한 사과문에서 "이천시민들과 시민단체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언짢게 한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회사측도 비난 여론을 의식해 김종갑 사장을 비롯 임원단이 다음주 조병돈 이천시장을 방문해 공식사과할 예정이나 한번 돌아선 지역 여론을 쉽사리 가라앉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민 서모(52·중리동)씨는 "박 위원장의 발언을 전해듣고 하이닉스를 위한 투쟁에 목소리를 냈던 사실이 부끄럽다"며 "이는 20만 이천시민에 대한 모욕이자 배은망덕한 행위로 하이닉스를 계속 향토기업으로 보듬어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