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 감독은 22일 상하이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 `낭만자객'의 흥행 참패 후 아무도 자신을 거들떠보지 않을 때 하지원이 `1번가의 기적'에 출연해줘 많이 고마웠다면서 "지원씨만 좋다면 영원히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해운대의 25일 중국 개봉을 앞두고 중국 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가 주최했으며 윤제균 감독과 하지원, 설경구 등이 차례로 돌아가며 인터뷰를 했다.
하지원은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와 자신에 대한 윤 감독의 발언을 전해듣고는 "그런 말은 직접하지.."라며 웃음을 지은 후 "윤 감독이 그렇게 생각해줘 영광이며 그와는 벌써 3번째 같이 작업을 해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감독과는 서로 신뢰하는 사이"라면서 "나도 윤 감독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1천만 흥행'을 이끈 윤제균 감독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윤 감독은 "아내가 중국인"이라고 소개하고 "해운대가 아내의 나라에서도 한국처럼 많은 사랑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감독의 아내는 윤 감독의 고려대 후배로 화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산 사투리가 중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의미전달이 이뤄지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면서 "그러나 영화의 주된 정서인 사랑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어서 해운대의 본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대의 중국 진출을 계기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해운대는 컴퓨터그래픽에서 외국 기술을 활용했지만 앞으로는 우리의 기술과 스태프, 자본으로 전 세계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실미도에 이어 두번째로 1천만 흥행작에 출연한 설경구는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 윤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설경구는 "윤 감독이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리고 눈도 못 마주치지만 조금 친해지면 헛소리를 많이 하고 술자리에서 제일 먼저 망가지는 등 감독으로서 권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너무 재미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운대가 성공한 것도 현장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한국에서 영화감독은 제왕적인 존재지만 윤 감독은 전혀 그렇지 않으며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고 어린 스태프들에게도 물어보기를 서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윤 감독은 카리스마가 없어 보이지만 나중에는 모두 자신을 따르게 하는 이상한 카리스마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운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역할을 맡으며 술 마시는 장면이 많았던 하지원은 "주량이 원래는 소주 반 병이었는데 영화가 끝난 후 1병으로 늘었다"면서 "스태프들과 회식자리가 많아 계속 술을 먹다 보니 주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원은 "술 먹는 장면 덕에 소주 광고에도 출연하게 됐다"면서 "해운대의 중국 개봉을 계기로 중국의 다른 감독, 배우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