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선회기자]미술 작가들 대부분은 작품을 만들때 한 번쯤은 재료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남들과는 차별된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작가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고헌' 이라는 작가는 알루미늄 판을 캔버스로, 그라인더와 샌드페이퍼를 붓 삼아서 작업을 한다. 그는 알루미늄 판 위에 얇게 이미지를 새겨서 보는 이들에게 시각적인 유희를 선사한다.

▲ 고헌 作 'work08-078'

롯데백화점 안양점에 위치한 롯데갤러리는 1일부터 11일까지 고헌의 개인전을 연다. 작가가 캔버스로 사용한 알루미늄판은 현대적이고도 진보적인 미를 상징하며, 그 안에 그려진 손과 발 등은 인간의 원초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과거에 대한 향수와 함께 미래에 대한 상상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금속 위에 자연적이고 익숙한 소재를 표현하는 고헌의 작품 세계는 '알루미늄 음화(negative image)'라고 불리기도 한다. 작가는 알루미늄이라는 금속이 가진 차가운 광택조의 표면 위에 손과 발, 누드와 같은 인체의 형상이나 기억 속에 오버랩된 도시 풍경의 단면을 새겨넣는다.

▲ 고헌 作 'work08-075'

알루미늄 금속판과 조명이 만들어내는 빛의 반짝임은 마치 새로운 이미지의 홀로그램을 보는 듯하다. 조각 방식의 새로운 재료와 도구를 사용해 찰나와 영원, 고전과 현대, 자연과 인공, 그리고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차이와 반복의 작품세계, 작가 고헌이 이야기하는 알루미늄 회화의 특징이다. 문의:(031)463-2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