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악타 디우르나(Acta Diurna)'―라틴어로 '그날그날의 의사(議事)'라는 뜻이다. 이게 바로 기원 전 59년 로마에서 발행된 관보 비슷한 것으로 영국의 '더 타임스(1785년 창간)'를 비롯한 유럽 신문의 기원이다. 신문이 없으면 나날의 의사, 즉 논의거리가 없기 때문인가 특히 일본인들의 신문 열독열은 대단하다. 아사히(朝日), 요미우리(讀賣), 마이니치(每日) 등은 발행부수가 각각 400만부 정도로 단연 세계 최다 전국지(紙)들이다. 일본인이 신뢰하는 기관 1위도 신문이고 정보의 신뢰성도 언론 매체 중 으뜸이다. '꺾이지 않고 교만하지 않고 치우치지 않는다'는 신문 발행 슬로건을 굳세게 믿어주기 때문이다.

일본과는 반대로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은 1851년과 1877년 각각 창간된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시카고트리뷴(1847년) 보스턴글로브(1872년) LA타임스(1881년) 등으로 거의가 지방지들이다. 이탈리아도 전국지는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 정도일 뿐 로마의 '일 메사제로' 피렌체의 '라 나치오네' 나폴리의 '일 마티노' 토리노의 '라 스탐파' 등 지방지 천하이고 캐나다도 '토론토 스타' '밴쿠버 선' '오타와 시티즌' 등 지역신문이 주류다. 독일 역시 지방신문 기세는 드높다. 하지만 영상매체의 영향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게 신문 경영이다. 천하의 뉴욕타임스가 137년 역사의 자매지 '보스톤글로브'를 경영난으로 매각한 건 바로 지난달 초였다. 하지만 순간순간 허망하게 흘러가는 영상매체와 고정적 시각의 활자매체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신문은 살아 영원한 역사의 감시자와 보호자가 될 것이다.

오늘이 대한민국 수도권 권위지 경인일보의 49주년이다. 내년이면 지천명(知天命)―반세기의 연륜이다. 이제 50을 넘어 60, 70…100, 200주년…경인일보의 무궁한 미래를 강화도 마니(摩尼)산 '참성단(塹星壇)'이 이고 있는 청자 빛 하늘을 우러러 내다본다. 이 땅의 선도적인 지방지 경인일보의 행보는 영원히 이어질 것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