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다문화 분포의 공간적 특성에 관한 연구'란 보고서를 낸 인천발전연구원 신성희 책임연구원의 얘기는 '이주민=취약자'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천시의 외국인 지원 정책을 비춰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성희 연구원은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을 '다문화체험지구'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과 외국인이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면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 '글로벌도시 촉진 조례'를 만들어 서래마을(프랑스), 연남·연희동(중국), 동부이촌동(일본) 등 모두 15개의 '글로벌 존'을 지정했다. 외국인이 몰리는 거점을 정책적·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였다. 서울시는 외국인 밀집거리가 서울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화교법당(의선당)이 있고, 화교중산학교·공화춘·한중문화관 등 '중국 자원'이 두텁게 퍼져 있다. 또 '중화요리 1번지'로서 널리 이름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 사는 화교 10명 중 6명은 수도권에 거주한다. 전국의 화교들이 한번쯤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차이나타운은 다문화 교류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는 지리적·역사적 강점을 갖고 있다.
외국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주요 홈페이지에서 '다국어 서비스'를 운영해야 한다는 뼈아픈 충고도 있었다.
인천외국인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는 한국어와 영어 서비스만 제공한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반면 노동부가 운영하는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홈페이지는 몽골·베트남·중국·스리랑카·우즈베키스탄어 등 10개 언어로 볼 수 있다. 이밖에 서울글로벌센터와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는 6개 국어, 안산외국인주민센터는 7개 국어로 돼있다. 이밖에 글로벌 문화원을 확산해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음식점 메뉴판에 다양한 외국어를 병기하는 '글로벌 메뉴판'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이번 연구에 나와 있다.
신성희 연구원은 "외국인에게 한글과 김치담그기를 가르치려고만 하는 건 진정한 다문화 주의가 아니다"며 "서로의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