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현준기자]GM대우의 자동차 제조기술이 해외 업체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기술보안체계 강화는 물론, 기술의 해외유출 방지를 위한 사회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일 GM대우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GM대우 연구원 황모(43)씨와 정모(43)씨 등 두 명이 러시아의 자동차 회사로 직장을 옮기면서 라세티 설계도면 등 GM대우의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검찰에 구속됐다.

유출된 자료는 러시아 타가즈 코리아의 준중형 신차인 'C-100'을 개발하는데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라세티는 지난해 라세티 프리미어가 출시되면서 국내 시판은 중단됐지만, 동유럽과 인도 등지에 GM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되고 있는 차종이다.

검찰은 압수한 파일 분석작업을 통해 라세티 설계 기술이 어느 정도나 C-100에 활용됐는지를 조사하고, 타가즈코리아 관계자를 대상으로 추가 기술 유출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수년간 거액을 투입해 개발한 기술이 타 업체로 넘어갔을 때 발생할 경제적 손실이 심각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각 업체들이 기술보안을 보다 철저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기술인의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1호 명장인 박병일 명장은 "일본의 경우, 퇴직 기술자를 다시 채용해 현장 직업교육을 시키는 등 방식으로 자국 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고 있다"며 "기술에 대한 홀대가 이번 일을 초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국내 기술자로서 최소한의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기술인에 대한 사회구조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GM대우는 이번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결과를 지켜본 뒤, 내부 보안규정 강화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