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언론의 덕분이리라. 최근 언론에서 귀농 사례들을 다뤄준 덕분인지 아니면 도시 생활이 빡빡해서 도망갈 탈출구를 찾기 위해서인지 이젠 농촌에 대한 관심들이 많이 늘었다. 귀농 동호회가 여기저기 생기고 귀농학교가 생긴 것도 이를 증명해 준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고령화와 더불어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 도농간 소득격차 심화 등으로 비관적인 뉴스가 주로 다뤄졌던 농촌에서 이젠 연간 몇 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분들이 소개될 때마다 반갑기도 하면서 그 동안 외면당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왠지 가슴 한 편이 아리다. 아마도 농업 농촌에 대한 가치가 그 동안 너무나 저평가됐다는 생각이 들어서일 것이다.
어느 날 우리 연구원 앞으로 온 편지를 전해 받았다. 한우를 사육한지 얼마 안 되시는 분인데 연구원의 도움으로 한우 사육에 대한 자신감과 희망, 변화와 발전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고급 한우를 생산할 때까지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해 사양관리를 할 테니 많이 가르쳐 달라는 내용이었다. 뒷장에는 키우고 있는 소의 개체 내역들과 하나하나 꼼꼼히 기록한 혈통조사표, 교배내력, 실적 등이 함께 들어있었다. 그 분이 하나하나 깔끔하게 정리해 놓으신 표들과 수기로 적어 보내주신 편지를 읽으며 우리 농업 농촌에 대한 희망을 꿈꿀 수 있었다.
어느 마을의 이장님은 기술문의를 하러 문이 닳도록 농진청 축산과학원을 찾아오셨다고 했다. 소 한 마리로 축산을 시작한 이장님은 농진청에서 좋은 조언을 해 준 덕분에 이젠 소 300마리 정도를 키우신다며 소 키워 자식들 대학 다 보냈다고 한다. 그 자식들이 집에 오면 너희들 먹여주고 키워주고 가르쳐준 것이 바로 소인만큼 소한테 감사하며 사료도 주고 축사 청소도 하라고 시킨다고 하셨다. 현재 대학공부를 마치고 내려온 아들과 함께 소를 키우며 비법을 전수해 준다는 이장님의 말씀에서 농업 농촌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2009년 우리 농업과 농촌의 새로운 희망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소비자가 신뢰하는 안전한 농산물 생산과 깨끗한 농촌 만들기, 농업인의 의식 선진화 등을 골자로 '푸른농촌 희망찾기운동'이 전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하향곡선을 그리던 농업·농촌에 상향곡선으로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최근 농촌으로 관광을 떠나는 도시민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른 농가소득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가 들린다. 억대 연봉의 농사꾼 소식도 들린다. 귀농으로 성공한 농사꾼의 소식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농촌에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머지않아 전 세계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는 한국의 농축산물에 대한 뉴스도 나올 것이다.
농업인 스스로 깨끗한 농촌을 가꾸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해 국민의 휴식공간과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면 농업인들도 푸른 농촌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희망을 찾게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