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대청면에 사는 백원협(45)씨. 현지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 중인 백씨는 지난 1979년 문을 연 대청고교 1회 졸업생이다.
지금은 유치원부터 전 과정이 통합된 대청유치원·초·중·고교 학교운영위원장이면서 자녀를 둔 학부모다. 그야말로 토박이다.
백씨는 최근 학운위원 4명과 주민 4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옹진군에 진정서를 냈다. 통합학교의 재건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학교 건물이 전반적으로 내·외벽에 심한 균열이 생겼고,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기 일쑤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청초교와 중·고교는 1962년, 1976년 각각 지어졌다. 실제 건물은 바닷가에서 1㎞ 채 떨어져 있지 않아 염분, 습기, 강한 해풍 등으로 부식 정도가 심각하다.
더욱이 현지 주민들은 중·고교가 들어설 당시, 원자재 공급의 어려움 등 도서지역의 불리한 건축 여건으로 부실 시공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간절한 주민 바람에도 불구하도 개선은 쉽지 않다.
교육 당국이 학교 재건축 기준을 '개축(改築) 40년 이상'으로 규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 손질에는 1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예산편성 역시 산넘어 산이다.
대청면 학생들이 노후된 학교 건물로 인해 겪는 불편함은 인근 섬 마을에서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옹진군이 진행한 '옹진 교육공무원 관내 섬 학교 방문' 때 용현남초 자월분교와 영흥초 선재분교 모두 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벽면은 갈라졌고 나무로 된 복도는 곳곳이 맨살을 드러냈다.
이에 옹진군은 시·시의회, 시·남부교육청 등 관할 기관과 힘을 모으기로 했다. 대청을 시작으로 인천 앞바다 섬 학교 시설물 상태 파악 및 쾌적한 학업 분위기 조성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대청학교 원현식 행정실장은 "콘크리트는 물론 철골 구조물이 훼손돼 아이들의 안전마저도 우려된다"면서 "행정 및 교육 당국이 서해5도서 미래 꿈나무들에 적극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문교사회위원을 비롯한 교육청 교육시설과 관계자들은 이달 22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대청학교 시설점검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