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건호 (산림청 산림항공관리본부장)
[경인일보=]최근 일어난 세계적인 대형 화재로 2008년 8월 24일 발생하여 국토의 절반을 불태운 그리스의 산불은 27만ha의 피해면적과 68명이 사망하였고, 2009년 2월 7일 발생한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의 화재는 41만ha의 피해면적과 230명이 사망, 그리고 2009년 8월 26일 발생한 미국 LA 산불은 6만ha의 피해면적과 2명의 소방관이 순직하고 주민 3명이 부상당하는 등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렇듯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되는 대형 산불은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금년도 봄철은 지난 가을부터 시작된 장기간의 가뭄과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산불발생이 유난히도 많았다. 작년보다 건수로는 1.7배(457건), 피해면적은 3.4배(575ha) 증가했다.

이러한 산불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와 성묘객의 실화, 논ㆍ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로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개인의 작은 실수가 40~50년간 잘 가꾸어 온 소중한 숲을 한줌의 재로 사라지게 만들뿐만 아니라, 낙산사와 같이 소중한 역사가 깃든 문화자산도 함께 불타 없어지게 만들었다. 이렇게 사라져간 문화자산들의 원상복구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더라도 본래의 모습으로는 되돌릴 수 없는 불가능한 것이다.

다행히 산림항공관리본부는 이른 봄부터 'SKY 산불기동대'를 창설하고 정예화된 전문 진화 인력을 조기에 투입하여 산불예방활동과 신속한 항공진화로 산불피해를 최소화 시켰다.

산림항공요원들에게 봄철 건조기는 전쟁을 치르는 기간이다. 퇴근도 없이 사무실에 마련한 간이침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또다시 산불현장으로 출동하여 임무를 수행한다. 항공기의 안전을 담당하는 정비사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헬기를 아침이면 출동할 수 있도록 밤샘 정비하여 헬기의 안전운항과 가동률을 유지시켜야 한다. 이러한 힘든 시간을 3~4개월간 지속하며 산림을 안전하게 지켜낸 것이다.

그리고 올 봄처럼 오랜 가뭄 끝에 담수지가 말라버려 산불진화시 헬기에 담수할 물이 없어 힘들었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봄부터 준비해온 바닷물 사용 방안에 대해 외국의 사례를 검토하고, 실제 바닷물 사용을 시연한 후 국립산림과학원에 산림피해 현상을 조사 의뢰한 결과, 피해현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되어 현재 초대형 헬기에 바닷물 흡입장치(Sea Snorkel)를 추가 설치해 담수지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안가 및 도서지역에 산불이 발생되면 담수지가 없더라도 바닷물을 이용해 신속하게 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산불에 대한 준비 태세는 작은 빈틈도 자칫 국가적인 대 재앙과 재난이 될 수 있기에 산림항공관리본부는 대책을 세우고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숲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늘 끊임없이 우리에게 맑은 공기와 쉼터 등 삶의 공간을 베풀어 왔다. 이제는 우리도 숲에 또 후손에게 울창한 숲의 미래를 약속해 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우리나라의 큰 명절 중 하나인 한가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가위를 맞아 고향을 찾고 가족과 송편을 빚어 떡 시루에 솔잎을 깔고 송편을 쪄 낼 생각으로 마을 뒷동산을 오를 때 숲이 주는 고마움을 다시 한번 더 느낄 수 있는 한가위가 되었으면 한다.

올 한가위에도 변함없이 산불과 산악사고 (신고전화:1688-3119)등 크고 작은 사고에 대비하여 김포의 산림항공관리본부와 전국 각 지방산림항공관리소에는 우리의 항공요원(정비사, 조종사, SKY기동대원)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숲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게 될 산림항공가족들의 숨은 노력과 함께 국민 모두가 숲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풍요롭고 여유로운 한가위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