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갈태웅·송수은기자]15일 실시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지방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는 '쌍용차 사태'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간 대리전으로 격화됐다. 일부 의원들은 격한 설전을 벌이다 중도 퇴장하기도 했으며, 조현오 경기경찰청장도 일부 의원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날 포문을 연 민주당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의원은 테이저건 등의 사용에 대해 "관련법 위반임에도 계속 정당성을 주장하는 건 지휘관 자격이 없는 것으로, 내일 옷벗고 나간다면 모르겠지만 서울로 올라갈 분이라면 정말 큰일 날 발언"이라며 조 청장을 매섭게 쏘아붙였다. 이 의원은 또 진압명령 거부로 파면된 K경감에 대해서도 "19회 표창을 받은 성실성을 감안해 파면했다는 건 코미디 징계의결서"라며 비난했다.

이에 한나라당 안경률(부산 기장을) 의원이 "인격모독 발언을 하면 안 되지"라고 반박하고 나섰고, 이 의원은 "질의를 왜 방해하느냐"며 재차 맞서면서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이 의원은 퇴장, 곧장 민주당 경기도당으로 돌아가 버렸다.

민주당 김유정(비례) 의원과 조현오 청장도 과잉진압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경찰 진압 동영상을 방영하며 질의에 나선 김 의원이 "노조원을 경찰이 무참히 짓밟는 게 적정범위 공권력 행사냐?"고 따지자 조 청장이 반격, 수분간 설전이 이어졌다. 조진형(한·인천 부평갑) 위원장의 수차례 제지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과격한 제압과정 아니냐"는 질문을 계속했고, 조 청장은 결국 과잉 진압을 했다고 인정했지만 조 청장은 이후 타 유사 질의에서 수시로 '정당한 공권력'을 언급,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14일 과천정부청사 706전경대에서 573㎏의 미국산 쇠고기만 공급했다는 민주당 최규식(서울 강북을) 의원의 감사자료에 대해서도 한바탕 바람이 일었다. "미국산 외 호주산 등 다른 쇠고기도 먹었다"는 경찰 해명자료에 최 의원이 "수입이 금지된 칠레·캐나다산도 먹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재반박하면서 결국 조 청장이 "직원이 돼지고기를 쇠고기로 잘못 작성했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국감 자료는 장난이 아니며, 다시 확인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 한나라당 유정현(서울 중랑 갑) 의원은 지난 5월 인지됐던 지역 16개 재건축조합의 43억원 횡령 사건이 쌍용차 사태를 빌미로 여지껏 해결되지 않은 이유를 질의, 예리한 국감준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1개 조합은 계좌 추적 중이며, 나머지 15개 조합은 지속 해결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