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친 때부터 이어온 전통의 맛을 유지하겠다는 망향식품 최종오 대표가 국수를 삶고 있다.
[경인일보=의정부·연천/오연근·최재훈기자]"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지금까지 쌓아온 망향비빔국수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 가맹점을 점진적으로 80여개로 확대해 사람 곁에서 한결같은 전통의 맛으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음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랜차이즈방식으로 음식을 사업화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만 대부분 그때 그때 유행에 따라 부침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선친 때부터 이어온 전통의 맛을 고집스럽게 유지하면서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연천군 궁평리 부대 앞에서 40여년간 비빔국수 하나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망향비빔국수'를 사업화한 (주)망향과 망향식품(대표·최종오).

망향비빔국수는 어려웠던 군복무 시절, 새콤 달콤 매콤한 맛으로 장병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며, 제대 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을 정도로 마니아 층이 형성돼 있다. 그러다 보니 가맹점을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가맹점 문의전화를 피해 다녀야 할 정도였다. 고민 끝에 망향비빔국수의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쉽고 편하게 전통의 맛을 볼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비빔국수를 잘 만드는 것과 사업화하는 것은 상당히 달랐다. 무엇보다 대량화하면서 맛의 핵심인 야채수, 김치 등의 맛을 유지하고, 음식업종의 특성상 청결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결국 선친이 일궈놓은 망향비빔국수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 손 쉬운 외주 대신 직접 김치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김치와 야채수를 만드는 모든 프로세스와 설비 등은 최 대표가 직접 설계했으며 선친과 함께 일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반영해 소량을 손으로 만드는 것과 동일한 맛을 내며 청결상태를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포천에 소재한 망향식품의 김치공장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AP)'에 의해 모든 시설을 설치했으며 맛과 품질 유지를 위해 전자센서에 의한 온도유지시스템, 전 공정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별도의 폐수처리시설까지 완벽하게 갖췄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또 하나 중요하게 지킨 원칙은 가맹점주와 신뢰에 기반한 거래관계다.

초기에 가맹점을 확대하면 초기투자비용을 쉽게 회수할 수 있겠지만, 무분별한 가맹점 확장은 수익성 악화와 이로 인해 맛과 품질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가맹점주에게 일정규모의 상권과 수익성을 보장해 주는 대신, 본사의 맛과 품질 유지 정책을 지킬 수 있도록 해 지금까지 40여개의 가맹점이 모두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조정권 경기북부지부장은 "최근 가업을 승계해 창업주의 기술노하우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2세 경영이 많아지고 있다"며 "수년간 축적된 기술노하우가 사장되지 않고 새롭게 변신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