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눈앞으로 버스가 지나가는데 탈 수가 없다니..답답할 따름입니다"
인천시 연수구에서 서울 강남역으로 출.퇴근하는 김모(31.여)씨는 매일 아침 집앞 버스 정류장을 그냥 통과하는 광역급행형버스 M6405번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지난 8월10일 운행을 시작한 M6405번은 송도~강남역 구간을 오가는 데다 연수구를 관통하기 때문에 김씨의 출.퇴근에 딱 맞는 교통수단이지만, 동막역 외에는 연수구 내 어디에도 정차하지 않아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 같은 노선은 광역급행형버스의 경우 기점과 종점으로부터 각 5km 이내에 정류장 4곳씩만을 둘 수 있게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때문.

   정차 정류장수를 줄여 기존 광역버스보다 짧은 시간에 정해진 구간을 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만, 시민의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노선 설정이라는 불만이 높다.

   특히 연수구 주민들을 서울 강남 지역으로 실어나르는 9000번과 9200번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 혼잡률이 120~140%에 달하는 실정이라 M6405번의 승객 분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23일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아직 개발이 마무리되지 않아 강남행 버스 수요가 적은 반면 강남 출.퇴근 인구가 많은 연수구에서는 M6405번 노선을 변경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면서 "새로운 노선이 생겼지만 기존 노선의 만성혼잡 현상을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법적 규제 때문에 승객을 놓쳐야 하는 버스 회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M6405번 시범사업자인 ㈜인천선진교통 관계자는 "가장 붐벼야 할 출.퇴근 시간대 승객이 10명 내외에 불과하고, 낮 시간대에는 승객이 아예 없을 때도 많다"면서 "운행 차량수를 15대에서 11대로 줄이고, 운행횟수도 1일 83회에서 56회로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가 심해 기사들 봉급도 제대로 못 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인천시와 선진교통 측은 광역급행형버스 면허를 내준 국토해양부에 한시적인 예외조항이라도 설정해 노선 변경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 중이지만, 아직까지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승객의 수요를 100%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연말께 시범운행 결과를 분석해 보완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