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국가전염병 재난단계를 '심각'(Red)으로 상향 조정한 3일 오후 수원 성빈센트병원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인일보=문성호기자]정부가 3일 신종플루 전염병 위기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상향조치했지만 현재 일선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잠재우기에는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전국적인 휴교령이 포함되지 않은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상당수 국민이 조그마한 신종플루 증상에도 불안에 떨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위기단계를 상향하려 했다면 신종플루 대유행 국면에서 국민 개개인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놨어야 한다"며 발표내용이 '추상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위기단계 상향조치에도 중증환자가 거점병원으로만 몰리는 병목 현상 등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원의 한 내과 전문의도 "이제는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 병원에서 확진검사를 받는 게 옳은 것인지, 학교나 직장에는 얼마 동안 가지 않아야 할지 등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줘야 할 때"라며 "이런 조치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병원입장에서 달라질 것이 무엇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휴교령이 없는 데 대해서는 학부모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두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김정애(42)씨는 "가장 심각한 곳이 학교인데 휴교령 등 구체적 대책이 없어 알맹이가 없는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초교 1학년생 아들을 둔 홍영미(45·여)씨도 "전국 휴교령을 내릴 줄 알았는데, 학생 예방접종을 앞당긴다는 대책 외에는 미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학교장 재량으로 휴교를 결정하면 혼란만 가중돼 통일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