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삿속 공공시설 수원역 대합실에 점포가 늘어나면서 역사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역 대합실에서 한 철도노조원이 매장난립을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아래).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경인일보=최규원·최해민기자]'돈벌이에 밀려 사라진 시민 공간?'

3일 오전 11시 수원역. 하루 평균 유동인구 15만명을 자랑하는 역답게 역사 안팎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대합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역사의 기본 시설인 매표소나 열차 탑승구는 보이지도 않았고 좌우로 늘어선 점포들만 눈에 들어왔다. 이곳이 역사 대합실인지, 쇼핑몰 로비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명실상부한 경기지역 최대 역사인 수원역이 공공시설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상업시설로 넘쳐나면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최근엔 역사 상업시설을 임대·관리하는 코레일유통 측에서 10여개의 점포도 모자라 승차표 자동발매기 옆에 KTX 캐릭터 숍을 새로 개장, 철도노조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날도 철도노조 측은 '대합실은 시민의 공간, 무질서한 매장난립. 늘어나는 돈벌이 매장에 줄어드는 시민 휴식공간'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 중이었다.

김낙현 노조원은 "안그래도 역사 내 상업시설이 너무 많은데 최근 코레일유통 측에서 또다시 매장을 하나 더 개장해 행동에 나섰다"며 "근무 중 승객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표는 어디서 사나, 열차는 어디서 타나, 화장실은 어디인가'와 같은 시설 위치 안내인데 그만큼 난립한 매장들이 시민들의 공간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민 정모(53)씨는 "수원역은 대합실 중앙에도 여러 매장들이 있어 창구가 어딘지도 모르겠다"며 "아마 처음 오는 사람은 굉장히 헷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자역사의 경우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계열사 격인 코레일유통이 매장을 임대·관리하며 신규 매장의 경우 코레일의 승인을 받아 개장한다. 시민편의시설에 대해 외부 의견수렴 절차는 거의 없이 코레일과 유통 측에서 점포 개장 기안부터 승인까지 하다 보니 시민들의 공간이 돈벌이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해당 역장의 의견까지 첨부하고 코레일의 승인을 얻어 시민 공간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며 "KTX 숍에 대해선 노조 측과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