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현 (농어촌공사 경기본부 고객지원팀장)
[경인일보=]시민사회의 성숙에 따라 '노블레스 오블리주' 개념이 주목받으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 경영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2010년 이후에는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ISO 26000(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세계적인 표준화 작업)을 채택해 사회공헌에 인색한 기업에는 무역장벽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업의 역할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그러나 사회공헌활동은 자선과 선행이라는 명목 아래 기업의 생색내기식 봉사활동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어 종종 동기와 진정성을 의심하는 곱지 못한 시선이 뒤따르기도 한다.

이제 기업은 단순한 성금 및 물품 전달보다는 수혜자에게 진정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발굴하고 실천해야 한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개인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핵심역량을 활용, 사회에 기여하는 '재능기부'나 유관기관과 '윤리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봉사활동 등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좀 더 고도화된 사회공헌을 통해 봉사의 실효성을 높이고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에게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목표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본부에서는 농어촌 정책사업 전문기관으로서 농번기 일손돕기, 농어촌 독거노인 방문 봉사, 농어촌 아동 장학금 지원 등을 실시해 왔는데, 그 밖에도 보다 체계적이고 고도화된 봉사활동을 위해 힘쓰고 있다. 농어촌공사 경기본부는 올해 초부터 유관기관과 핵심역량을 공동투입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사회공헌활동 MOU를 체결하고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와는 공사 기계·전기직 직원들의 기술력을 활용하여 농어가 노후 전기시설을 점검·보수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유기농업협회 경기도지부와는 유지관리업무 직원들이 수질보전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한림대학교 성심병원과는 농어촌을 찾아가 무료 건강검진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병원 내방시에는 진료, 수술, 입원등에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직원들도 회사에서 시켜서 하는 일회성 봉사가 아닌 자발적인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전 직원이 매월 급여의 일정액을 기부하여 '사랑나눔기금'을 마련하고 이 기금으로 저소득 가정 자녀 및 장애인 사회복지기관 지원, 농어가 노후 전기시설 교체에 쓰일 전기용품 구입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활용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 가정,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농어촌 소외계층의 노후주택 무상 수리를 위해 공사에서 설립, 운영하고 있는 복지재단인 '다솜둥지복지재단'에 본부 및 지사 직원 70%가 참여하여 매월 일정액을 후원하기도 한다.

형식적 봉사활동 및 단순 성금 전달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고 일회성에 그치기 쉬운 기부임에 반해, 개인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핵심역량이나 기술력을 활용한 봉사는 해당 기업의 지식,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봉사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자발적인 기부는 건전한 소액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고 직원 개개인에게도 나누는 기쁨, 함께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 준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온다. 하지만 나빠진 경제사정으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이나 소외계층이 더 춥고 긴 겨울을 맞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요즈음, 보다 체계적이고 실효성을 높이는 '사회공헌의 내실화'를 통해 추운 겨울을 녹이는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실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