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측이 등산객들의 통행을 막기 위해 설치한 철조망과 안내판.
[경인일보=김포/박현수기자]봉분들이 늘어선 묘소를 통과해 산행을 즐기려는 시민들과 이를 막으려는 공원측과의 실랑이가 한달 넘게 계속되면서 몸싸움까지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는 등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17일 김포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장릉산의 중턱에 위치한 사설묘지인 (재)고려공원측은 울타리의 북쪽 등에 이달초 철문을 설치했다. 등산을 목적으로 공원내를 출입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지난달 초에 게시했는데도 이용시민들이 줄어들지 않자 설치한 것. 하지만 시민들은 수십년간 이용해 온 등산로를 갑자기 폐쇄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개방을 요구하는 한편 철문옆 울타리에 또다시 통로를 만들어 통행을 강행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공원측은 등산객들 때문에 잔디가 훼손되고 묘지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는데다 묘지주들이 "엄숙해야할 분위기를 해친다"며 반발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원측은 대신 묘지밑의 주차장을 이용해 등산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등산객들은 어림없다는 반응이다.

일주일이면 두세번씩 산을 오른다는 조경호(54)씨는 "묘지가 생긴 70년대 후반부터 이용해 왔는데 이제와서 통행을 막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달초에는 등산객과 공원직원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며 "공원측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조씨는 "주말이면 등산객들이 줄지어 찾는 등 월 평균 6만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며 개방을 주장했다.

공원측의 입장은 완강하다. 정모 소장은 "묘지 대신 주차장을 통해 등산할 수 있도록 개방했는데 사람들이 굳이 영혼들의 안식처를 이용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을 이해할수 없다"며 "묘지주들의 반발이 거세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민들과 공원측의 실랑이에 입장이 난처해진 것은 김포시. 이진관 시 노인복지계장은 "주민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지만 사유지인데다 묘지 특성상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난감해 했다.

지난 76년에 감정동 산107의1에 설치된 고려공원묘원은 21만3천여㎡의 면적에 4천372기의 묘소가 설치돼 있으며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고 등산객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통행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