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선의 대들보인 김태균(27.지바 롯데)과 이범호(28.소프트뱅크)를 일본프로야구로 떠나 보낸 한화 이글스가 내년 전력 재편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한대화 신임 한화 감독은 애초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워 마운드를 높일 생각이었으나 중심 타자 2명이 한꺼번에 이탈하면서 공격력 보강에 대한 숙제를 안았다.

   일본 나가사키에서 마무리 훈련 중인 한 감독은 20일 한숨을 푹 쉬면서 "투타 전력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막막하다. 구단과 상의해야겠다"고 말했다.

   거포 공백이 생기면서 당장 이를 메울 일이 급해졌다. 외국인 선수는 1명을 투수로 1명을 타자로 뽑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 감독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과 외국인 선수 재계약 현황을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타 구단의 동태를 파악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LG와 결별이 예상되는 로베르토 페타지니(38)가 영입 후보로 꼽힌다.

   LG 역시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운다는 계획을 세우고 스카우트 팀을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로 보냈다. 게다가 일본프로야구에서 중간 계투로 검증된 오카모토 신야(전 세이부)를 데려올 예정이어서 도미나카공화국에서 건져 올 투수는 1명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페타지니는 무릎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 홈런 26방을 쏘아 올리고 타율 0.332를 때렸을 정도로 검증된 타자다. 타점도 100개를 올려 해결사 능력이 뛰어나다.

   잠실구장보다 크기가 작은 대전구장에서는 대포를 더 날릴 수도 있어 한화에 매력적인 카드다.

   KIA에서 FA를 선언한 장성호도 한화에 둥지를 틀만한 후보 중 한 명이다.

   통산 타율 0.306을 때리고 홈런 195발을 날린 장성호는 정확성과 장타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팀에서 왼손 타자 요원은 넘치지만 상대에 위압감을 줄 만한 좌타자가 없는 현실에서 페타지니와 장성호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다만 페타지니의 몸값이 높고 장성호를 FA로 데려오면 보상금으로 최대 24억7천500만원을 KIA에 줘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난 9년간 팀 타선의 기둥이었던 김태균과 이범호를 한꺼번에 놓친 한화가 겨우내 전력 보강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