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병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방호예방과)
[경인일보=]최근 건축물이 대형화, 고층화되면서 수많은 배관과 전선들이 벽체 속을 지나고 있다.

이러한 건물의 경우 건설 중은 물론 입주 후에도 증축과 구조 변경공사를 하면서 배관의 연결과 절단, 방화문의 설치와 교체 등의 작업을 하게 되는데, 용접 작업중 불티가 주변의 가연물질로 옮겨 화재가 발생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일선에서 소방관련 업무를 추진하면서 기억에 남는 용접작업 관련 대형사고를 보면, 2003년 경북 청도 D농산 버섯재배공장에서 무자격자의 용접행위로 불티가 인근 톱밥과 플라스틱 용기에 튀면서 착화되어 건물 내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작업인부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수십억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2008년 12월 이천의 냉동창고 역시 가연성 경량 패널 벽체에 설치된 방화문 보수중 용접작업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해 13명의 사상자와 721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그외 경기도내 크고 작은 공사장 축사 등 용접현장에서 작년 한 해 131건의 화재(전체화재 1만920건)가 발생했다.

화재원인은 무자격자 용접작업, 방화관리자 등의 화기취급현장 감독소홀, 작업 현장에 소화기와 소화전 호스 미배치, 가연물질 제거조치 미이행, 내부 작업자들에게 용접사실 미통보, 페인트작업 등 위험성이 동반된 작업공정 등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2008년 12월 대형공사장의 냉동창고 등에서 가연성 단열재를 사용하는 현장의 용접작업시 안전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용접금지령을 발령하고, 냉간작업(볼트 조임)을 하도록 안내했다. 또한 용접기능사들에게 현장 방문 화재안전교육을 실시하고, 노동부에는 용접자격 취득시 사전에 화재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용접작업을 해야 안전할까?

아무리 작은 용접이라도 주변의 가연물과 10m 이상 일정거리를 이격 조치하거나, 불연시트 또는 차단벽을 설치하고, 소화기와 소화전 호스를 옆에 비치하며, 안전 관리자는 작업자에 대한 사전교육과 용접불티로 인한 화재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또한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밖으로 나와 있도록 하며 위험성이 동반된 작업공정은 일정을 조정하여 실내에 유증기 등이 남아있지 않도록 환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아울러 용접작업 종료 후 최소 30분 이상은 현장을 살펴서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소방서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용접작업 전에 관할소방서에 요청하면 소방차량을 가지고 현장에 출동하여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사고 후 후회하는 것보다 이러한 수칙을 사전에 준수한다면 대형화재는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어 우리 생활에서 불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 화재 위험성도 같이 늘어난다. 그렇지만 우리의 지혜와 노력으로 철저한 사전점검과 예방활동을 생활화 한다면 국민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