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전상천기자]내년엔 경기 회복으로 매출 성장률이 5.0%에 달하겠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업계별 성장엔 뚜렷한 온도 차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 유통전략연구소는 9일 올해와 내년의 유통시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2010 소매유통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 올해 소매유통 업계의 전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1% 성장한 것으로 추산했다.

■ 백화점 = 백화점 업계는 올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매출 규모가 21조2천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8.7%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명품 상품군의 지속적인 성장과 하반기 소비 심리 회복에 힘입어 건실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불황에 따른 소득·소비 양극화의 상대적 수혜자인 백화점 업계는 고급 패션유통 채널로 독점적 지위를 구축했고,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등 신업태 출점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내년에는 5.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업체는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다양한 진화속에서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을 정비하고, VIP 고객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대형마트 =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 외부 환경의 악재속에 31조2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작년에 비해 4.3%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불황에 따라 소비자들의 생필품 구매 패턴이 대량 구매에서 계획 구매, 소량 구매로 변화하며 1인당 구매단가가 감소했다. 또 하반기 신종 플루 확산도 방문객을 감소시키는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롯데마트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벌이면서 국내 기업의 중국 시장 쟁탈전이 심화됐다. 또 마트내 주유소가 확대 운영되고 금융서비스가 결합된 '마트슈랑스'가 도입되는 등 사업 다각화가 이뤄졌다.

내년에는 3.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익률 확대를 위한 자체브랜드(PB) 상품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아울러 4천㎡ 크기의 매장과 50여대 규모의 주차장에 지역 밀착형 상품 구색을 갖춘 '콤팩트형 할인점'이 새로운 모델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슈퍼마켓·편의점= 슈퍼마켓 업계는 올해 매출 규모 22조4천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4.2%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불황에 따른 심리적 위축으로 필요한 상품만 선별해 구매하려는 소비 패턴이 확산하면서 근거리 지역 상권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하반기부터 지역 상권과 충돌하면서 성장세가 주춤했고,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으로 사업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 4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슈퍼 개점이 기존의 신고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어 SSM이 확산할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대기업들은 직영점 출점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프랜차이즈(가맹점) 방식을 도입할 방침이다.

반면 편의점 업계는 올해 6조3천억원의 매출 규모로, 작년에 비해 14.4%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말에는 점포수가 1만3천개를 웃돌면서 외형 성장이 지속됐고, 불경기에 실속파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상품의 강화와 부가서비스 개발로 매출이 증대됐다.

현재 대형 편의점 업체의 매각설이 도는 가운데, 국내 업체는 물론 일본 편의점 업체들도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한국 편의점 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