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1시 20분께 신한은행 부평금융센터 4층에 마련된 신한미소금융재단 본부에는 대출을 문의하러 온 수십여명의 사람들이 대기석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6곳의 상담창구에선 대출상담이 한창이었다.
본부 한 편에 마련된 접수번호 전광판은 100번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한 시간여를 기다려야 한다는 직원의 설명에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재단측이 제공한 미소금융지원 안내서를 꼼꼼히 챙겨 읽으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창구 안쪽 사무실에선 미소금융에 대한 문의전화가 쉴새 없이 걸려왔다. 본부 관계자는 "4명의 직원이 배치돼 있지만, 문의전화가 계속해서 걸려와 아직 점심도 먹지 못했다"며 "전화를 끊으면 바로 다른 전화가 걸려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담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평구에서 온 박모(60)씨는 "건축물 마감재 사업을 다시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왔다"며 "조만간 사업 착수금을 받을텐데, (대출이 되면) 그 전까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긴 기다림 끝에 상담을 마친 사람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구에서 온 김모(70)씨는 "1시간 30분을 기다리고 20분을 상담했는데, 대상이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사업할 내 재산이 있으면 왜 굳이 여기까지 오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남동구에서 온 김모(51)씨는 "식료품 가게 운영자금 지원 대출을 알아보러 왔는데, 신용도가 기준보다 높아 안된다고 하더라"며 "서민들을 위한 대출이라고 해서 왔는데, 대출 기준이 은행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미소금융이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이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재단본부를 찾았다가 그냥 돌아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게 미소금융 관계자들의 설명. 때문에 당분간 이같은 혼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상담을 통해 지원서를 넣더라도 재단측으로부터 자활의지나 상환의지 등에 대한 꼼꼼한 심사를 통과해야 최종 대출 여부가 결정된다.
미소금융 중앙재단 관계자는 "지역 재단본부를 방문하기 전, 우선 자신이 지원대상에 해당하는지 등을 콜센터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