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2시께 인천시 동구 만석동 동일방직 앞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눈이 얼어붙은 빙판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어 멈춰 서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경인일보=김명호기자]20일 내린 불과 0.1㎝의 눈이 인천을 마비시켰다. 구청 공무원들은 눈이 그친 뒤에서야 제설 작업에 나서는 등 늑장 대응해 시민들의 불편을 키웠다.

인천 기상대에 따르면 눈은 이날 오전 8시48분부터 시작해 오후 1시10분께까지 내렸다.

오전 11시부터 도로에 눈이 쌓이면서 차들은 거북이 운행을 했다. 고작 0.1㎝의 눈에 휴일 도로가 교통지옥으로 변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오전 11시가 돼서야 각 구청에 직원 소집 명령을 내렸고 남구 등 일부 구청에서는 눈이 다 내린 후인 오후 1시가 넘어서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제설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내 주요 도로와 고속도로에서는 극심한 정체현상과 함께 빙판길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약 3시간 동안 관내 5개 고속도로에서만 총 17건의 차량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남구 학익1동 주민자치센터 인근 사거리 등 경사가 졌거나 그늘진 시내 도로 역시 내린 눈이 쌓인 채 얼어붙으면서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께 경인고속도로 인천항 방면 도화나들목 1개 차로가 얼어붙으면서 차량 꼬리가 1㎞가량 이어지는 등 통행량이 적은 휴일 낮 시간임에도 극심한 정체현상이 나타나 교회 등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던 시민들이 분통을 떠트렸다.

김주동(63·남구 도화동)씨는 "도로가 꽉 막혔는데 제설차량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라며 "아무리 눈이 적게 내렸어도 공무원들이 빨리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