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태성기자]삼성 등 기업들의 참여로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자에게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는 '미소금융'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2일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11개 미소금융재단이 모두 출범할 예정이며,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직접 설립·운영하는 지역법인도 곧 대출업무를 시작할 계획이어서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미소금융재단을 시작으로 미소금융이 본격화된 지 1주일만에 불만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대출 기준 및 자격 등을 잘 모른 채 지점에 방문했다가 결과물 없이 발을 돌린 서민들도 상당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자격 심사요건 등을 사전에 인지하고, 여러 대출상품 중 자신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미소금융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표 참조


# 일반 서민 아닌 저신용자 위한 창업관련 자금

미소금융 대출상품은 크게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대출' '창업 임차자금 대출' '시설개선자금 대출' '운영자금 대출' '무등록사업자 대출' 등으로 분류된다. 즉, 영세 자영업자가 지원대상이라는 뜻이다.

프랜차이즈 창업자금은 일반적으로 1천만원 이내 소액대출은 물론 최대 5천만원까지도 대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창업임차자금은 영세 자영업자가 안정적인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사업장 임차보증금을 지원하는 상품으로 대출한도는 5천만원이다.

운영자금은 제품, 반제품, 재료 등의 구입비를 지원하며, 시설개선자금은 생계형 차량이나 비품집기를 구입할 때 대출이 가능하다. 두 상품의 대출한도는 각각 1천만원이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거나 등록대상이 아닌 영세 자영업자에게 차량, 비품, 집기 구입비 등을 대출해 주는 무등록사업자 대출의 한도는 500만원이다.

▲ 수원 팔달문시장에 위치한 삼성미소금융재단 수원지점에서 저신용 자영업자가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 엄격한 대출 자격, 신용등급 7등급 이하만 가능

미소금융은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신용·저소득층을 위한 자활자금이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경우에만 대출신청이 가능하며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중 한 곳에서 개인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평가돼야 한다.

또한 저신용자라도 보유재산이 8천500만원(광역시 1억3천500만원) 이상이면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보유재산 대비 채무액이 50%를 초과하는 사람도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밖에 은행연합회 신용정보전산망에 연체, 대위변제, 부도 등 신용도 판단정보와 국세 및 지방세 체납정보, 파산 등 공공정보가 등재된 사람과 보유재산 대비 채무가 많은 사람도 이용이 불가능하다.

※ 인터뷰 / 이순동 삼성미소금융재단 초대 이사장

"창업 노하우·마케팅등… 총괄적 지원체계 구축"

'대출상담뿐만이 아니라 가슴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금융재단을 만들겠습니다'.

이순동(사진) 삼성미소금융재단 초대 이사장은 "삼성미소금융재단이 금융 소외 계층과 사회 취약 계층을 지원해 서민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원 출신으로 삼성사회봉사단장을 역임하기도 한 이 이사장은 삼성이 미소금융재단의 첫 테이프를 끊은 만큼 앞으로의 활동 역시 선도해 나갈 뜻임을 내비쳤다.


그는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삼성의 기업적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를 뛰어넘는 사업이 될 것"이라며 "금융지원 외에도 창업 노하우나 마케팅 등 총괄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삼성이 시행하고 있는 다른 사회공헌 프로그램과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한 후 "처음 시행하는 사업이지만 시행착오 없이 그동안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재단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재단본부와 첫 지점을 수원에 열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 이사장은 "삼성전자가 수원에서 시작된 인연 등 기업이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고려한 선택"이라고 설명한 후 "이번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