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히브리어 Yeshua 발음을 살려서 '예수아교'라고 하든지 영어식이라면 '크라이스트→크리스트'를 붙여 '지저스 크리스트교(예수 구세주교)'라고 부르는 게 적합하고 적절하다. 그냥 '크리스트교'라고 하면 '구세주교'라는 뜻밖에 안 된다. 다른 종교 교주에게도 붙을 수 있는 게 '구세주'라는 칭호다. 그런데 유태인이 대망하던 구세주 Christ가 영어 속어로는 '제기랄!'을 뜻하고 그를 찬양하는 송가(頌歌) carol도 시에서는 '새의 지저귐'으로 표현된다니 의외다. '성탄절'이란 말 역시 글자 뜻이야 '성인 탄생'절이다. 그런데도 중국에선 공자가 아닌 예수 탄생일을 '성딴지에(聖誕節)'라 하고 크리스마스트리도 '성딴수(聖誕樹)'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도 '성딴라오런(聖誕老人)'이라 하니 웃어줄 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트리 사이로 '징글벨'이 흘러나오고 헨델의 성담곡 '메시아'와 캐럴이 울려 퍼진다. 성탄 선물이 오가고 성탄 케이크가 잘리고. 만약 예수라는 성인이 지구별에 내림하지 않았다면 어떨까. 전 세계 30억 예수교 신도의 머리 속엔 공황의 차디찬 먼지바람만 일지 모른다. 서력기원 2009년 역사는 어찌하고 예수 유적 관광지는 또 어디로 떠나갈 것인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