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10만명의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이면서 경기도 수부도시인 수원시 시장 선거의 성패가 경기지역 지방선거 전체의 향방을 가늠할 잣대라는 데 정치권은 이견이 없다. 수원은 수원시장뿐 아니라 경기도지사와 경기교육감 선거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당선가능성이 확실한 인물을 공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서 수원시장의 3선 여부가 관심사로 부각되는 가운데 '일단 공천만 되면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인식아래 10명이 훨씬 넘는 후보군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 한나라당
김용서(68) 시장은 최근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며 왕성한 시정활동을 펴고 있다. 현직 시장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3선 도전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8년 동안의 시정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동안 맺어 놓은 인맥과 수원고 동문을 중심으로 세다지기에 나설 경우 누구보다 유리하다는 게 김 시장 측 판단이다. 교통문제 해결, 복지 업그레이드, 문화·예술·스포츠 세계화 시책을 추진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긍정'의 평을 받고 있다.
이윤희(53) 한독건설 대표이사도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하고 있다. 공무원 출신 CEO로서 (사)광교산 사랑 시민운동본부 이사장, 삼호아트센터 이사장, (사)수원사랑포럼 공동대표, 수원화성복원 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을 맡으며 보폭을 크게 넓혀 왔다. 공무원의 경험과 기업인 실전경험, 교수로서의 학식 등 3박자를 조화해 수원을 최고의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현태(63) 현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은 절치부심, 수원시장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도의원·국회의원의 경험을 살려 수원을 문화·역사의 도시로 조성하고 삶의 질에 집중하는 '복지 수원'을 모토로 기반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공무원 출신들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권두현(61) 새마을운동중앙회 사무총장은 성남·안산 부시장과 경기도행정2부지사 등 지방행정을 두루 섭렵한 데다 폭넓은 인맥을 무기로 공천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원시장 출마를 여러 차례 노크해 온 임수복(67) 전 경기도지사 직무대행도 공천경쟁이 점쳐진다. 40여년 동안의 행정경험에다 수원 토박이로 넓은 인맥을 활용할 경우 강력한 후보로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심재인(57) 현 경기도자치행정국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수원 수성고의 '대부' 격으로 수원 헤게모니를 바꿔야 한다는 동문들의 부추김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최규진(47)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원시협의회장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도의회 3선의원으로 친화력과 정치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오랫동안 지역구를 다져온 것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박흥석(52) 전 경기일보 편집국장도 출마를 고민 중이다. 10·28 재보선에서 수원 장안구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신청을 했다가 박찬숙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으나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 있다.
■ 민주당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비해 경쟁률이 낮은 편이지만 수원 장안 재선거에서 이찬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까지는 염태영(49) 전 청와대 비서관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수원시장 도전에 나섰다 낙마했지만, 이후 블로그 운영과 이메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표밭을 관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왔다. 이기우(45) 전 국회의원도 가세할 태세다. 이 전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특히 수원은 당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당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멋진 시정을 펼치겠다"며 공천의사를 피하지 않았다. 신장용(46) 경기도중기연합회남부협의회장도 오랫동안 민주당에 몸담으며 꾸준히 출마를 저울질해 왔고, 이대의(61) 민주당 팔달구위원장도 지난해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보폭을 넓히며 정치 행보를 걷고 있다.
■ 기타
해태그룹 대표이사를 역임한 양창수(60) 밀코오토 회장이 강력한 출마희망을 밝히고 있다. 실무형 리더로 평가받고 있는 양 회장은 "밀코오토를 최고의 자동차정비기업으로 성장시킨 만큼 수원시장을 맡는다면 전국 1등 도시를 만들 수 있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수원지역에서 여러 번 선거 출마경험이 있는 정관희(62) 전 경기대교수도 수원시장 출마희망을 피력하며 "결단을 내리겠지만 한나라당 공천경쟁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밖에 이용규(52) 중앙대 교수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 격전지 포커스 "보수성향 강세 한나라 선호… 장안승리 민주 자신감 고조"
수원시장 후보군들의 특징은 여전히 한나라당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주의적 성향이 강한 수원의 지역정서가 감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총 15명이 넘는 후보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는 후보들은 대략 10명 정도로 당 선택을 유보하고 있는 1명의 후보를 제외하면 민주당 4명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또 4명의 후보가 나서고 있는 민주당도 지난 장안구 재선거에서 이찬열 후보가 당선된 점에 고무돼 수원시장 선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염태영 후보와 이기우 전 의원의 양강구도 속에서 이대의 팔달구위원장과 신예의 신장용 경기도중기연합회남부협의회장도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다.
보수성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최근 보수의 이미지가 탈색돼 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수원시의 자치단체장 선거는 경기도 최대 격전지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