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제설담당 공무원들은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도로 전역에 제설장비와 인력을 긴급 투입해 눈길로 인한 출근 정체를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하지만 출근시간에 맞춰 쏟아진 '눈폭탄' 앞에서 인천시의 인력과 장비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상 상황실을 설치하고 민·관·군 가용장비의 총동원령을 내렸지만 그날의 전쟁을 헤쳐 나가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오후부터 인천시는 턱없이 부족한 제설장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선전략을 세워 급경사, 고가도로 등의 취약지구를 먼저 치우는 전략을 집중 추진, 기본적인 간선도로 숨통을 뚫었고 다음날부터는 간선도로와 교차로 등에 대한 본격적인 눈치우기에 착수하여 지금은 국지도의 일부도로와 이면도로를 제외하면 소통은 원활한 상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천시 직원뿐만 아니라 민·관·군 인력들은 밤낮없이 도로변의 잔설을 치우느라, 주차차량을 피해가며 골목골목 이면도로까지 눈길을 뚫느라 역투하고 있으며 이 작업은 아마 수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도로제설 책임자로서 인천시를 대표하여 폭설이 닥친 힘겨운 첫날, 시민의 양보하는 마음을 잊지 못한다.
4일 오전, 출근차들이 헛바퀴를 돌며 눈길에 빠지고 강추위속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리는 불편함 속에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여 좀더 참고 양보한 시민들이 많았으며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휠씬 적은 민원을 내는 것을 보면서 느낀 바가 많았다. 내 집앞 골목길의 제설보다는 모두에게 긴요한 중요 간선도로를 먼저 제설해달라는 민원이 있는가 하면 차분히 제설이 안된 중요한 도로의 위치를 전화로 직접 알려주는 현지 정보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한 시민도 많았다.
또 간선도로 소통이 힘겨울때 시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에 적극적으로 참여, 버스들만이라도 미끄러운 도로를 원활히 지나갈수 있도록 양보한 소중한 마음을 잊지 못한다. 인천시는 폭설에 대비한 충분한 장비와 자재를 비축하지 못한 오류도 있었지만 이런 경험과 반성을 통해 돈으로 살수 없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시는 매뉴얼을 통해 적설 수준별로 대책을 수립해 놓았는데, 이번 폭설과 같이 눈이 예상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에는 인력과 자재 및 장비의 운용에서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강원지역처럼 많은 눈이 기록되지 않는 곳이라 하더라도 예상 최대적설량을 높은 수준으로 설정하고 수준별로 대책을 강구하여 주민피해를 줄일 것이다. 또 차량통제나 국민비상행동요령 홍보 등을 통해 소통대책도 초기부터 마련할 것이다. 앞으로 재난에 강한 인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재난에 대해서는 경감대책을 중심으로 철저히 대비해 피해를 예방하고, 재난상황에 체계적으로 신속히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관리체계를 꾸준히 갖추어 갈 것을 시민여러분께 다시한번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