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양평군수 선거'의 최대 관심거리는 한나라당에서 누구를 후보로 낙점하느냐이며, 지금까지 한 번도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하고 무소속에게 고배를 마셨던 수모를 이번에는 어떻게 극복하느냐이다.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의 자존심과 당 중진이자 3선 국회의원인 정병국 의원 개인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선거판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의 고민이 깊은 이유다. 때문에 한나라당이 무소속 김선교 군수에게 입당을 권유하는 러브콜을 계속 보내고 있다는 소문이 지역 정가에 파다하다.
김선교 군수의 지지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양평군민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지역 여론의 대세이고 보면 한나라당이 군수 후보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김선교 군수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재선거로 당선된 이후 군수실보다는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며 전개한 현장행정의 결과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 한나라당 = 양평군의회 의원 7명중 한나라당 의원이 5명으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나라당이 양평군 발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주요 현안 사항마다 무소속 군수의 행정 행위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과 지역의 보수성을 감안할 때 의외의 여론인 셈이다.
실제로 양평군의회는 지난해 감사원에 종합운동장 건립 관련 등 3건에 대해 타 시·군에서도 유례가 드문 감사청구를 했다가 각각 해당없음이나 '주의' 조처 등 경미한 것으로 통보를 받는 등 망신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산 적이 있다. 군수 후보를 놓고 한나라당이 이래저래 고민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무소속 김선교 군수에게 한나라당이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 후보를 한 번도 당선시키지 못한 정병국 의원이 이번에는 김선교 카드를 사용해서라도 한나라당의 자존심을 되찾으려 한다는 전망도 이런 분석의 결론인 셈이다.
하지만 정 의원으로서는 그 만큼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김 군수 영입설이 실제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도 예상된다.
이와는 별도로 한나라당에서는 지난번 보궐선거에서 김 군수에게 석패한 강병국씨, 현 군의원인 김덕수, 윤칠선 의원 등 3명이 거론되고 있다.
팔당호수질정책협의회 정책국장 출신인 강병국씨는 정병국 국회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을 만큼 일단은 후보군 중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강씨는 지난 번의 패배를 거울삼아 그동안 와신상담한 만큼 "두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로 지역을 누비고 있다.
제일 먼저 공식 출마를 표명한 바 있는 김덕수 군의원은 섬유회사를 경영하다 지난번 기초의원에 도전해 지역 최다 득표를 기록한 만큼 이번 군수 선거에서도 공천장만 받으면 득표력을 입증해 보이겠다는 각오다. 전반기 부의장을 역임하며 나름대로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쳤다고 자부하고 있다.
현 부의장이기도 한 윤칠선 군의원은 양평군 총무과장, 양평읍장 등 35년동안 지역에서 공직생활을 한후 무소속으로 기초의원에 당선돼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며, 경력과 능력면에서 타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
■ 민주당 =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인물은 현재로선 정동균 민주평통 양평군협의회장 뿐이다. 그만큼 역대 군수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거나 한나라당의 조직력과 무소속의 돌풍 사이에서 민주당 고유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정동균 회장이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중앙당의 폭넓은 인맥을 총동원해 고정 지지층을 다시 모으는 한편 한나라당과 무소속간의 치열한 싸움에서 표가 분산되면 그 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는 계산하에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 무소속 = 지난 2007년 재선거 당시 27년의 공직을 과감히 던지고 혈혈단신으로 군수에 도전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군수직을 거머쥔 김선교 군수는 최근 수도 없이 거론되는 한나라당 입당설에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년초 김선교 군수는 읍·면을 돌며 새해 군정설명과 함께 주민들로부터 건의사항을 듣기에 바쁘다. 때로는 열띤 토론도 하고, 사무실로 들어와 각종 민원사항을 담당자와 숙의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줄 모른다.
지난해 가을 영농현장 방문을 통해 볏가마를 직접 나르는 등 농민들과 접촉한 지 불과 2~3개월만이다. 지금은 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보다 군 발전을 위해 왕성하게 뛰는 것만이 군수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선거 결과도 자연히 좋게 나올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 지역 현안
주민 숙원 종합운동장 건립 문제… 개발붙잡는 규제 해소 최대 관건
수도권 2천400만 주민의 식수원 보호를 위해 양평군민들이 마치 천형(하늘이 내린 큰 벌)처럼 짊어지고 가야 할 각종 규제의 항목들이다.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오염총량제 승인이 났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와 난관이 하나둘이 아니다. 같은 양평이면서도 규제의 강도가 또 다른 것도 풀어야 할 숙제이다.
그러나 중앙부처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천편일률적이고 획일적이다. 땅값은 비싼데 하수용량을 감안해 저층만 허가해 주는 등 온 동네 비싼 땅이 버려진 쓰레기로 악취가 진동하는 데도 불구하고 복지부동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31개 시·군 중 종합운동장이 없는 곳이 바로 양평이다.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군의회는 종합운동장과 관련,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할 정도이다. 게다가 이 지역 정병국 국회의원이 10년을 문광위에 있으면서도 해결하지 못한 것이 종합운동장 건립 문제다. 지금도 양평은 각종 체육행사를 동토의 땅 시베리아 벌판과 같은 한강변 강상체육공원에서 연다. 산적한 문제를 푸는 데 누가 군수로 적합한지는 양평군민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