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종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장)
[경인일보=]명심보감 계선편(繼善篇)을 보면 '子曰(자왈), 爲善者(위선자) 天報之以福(천보지이복) 爲不善者(위불선자) 天報之以禍(천보지이화)'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명구이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음미해본다면 요즘처럼 어지러운 세상에 사는 우리들로서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공자께서 말씀하기를 착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으로써 대하고 악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재앙으로써 갚는다'는 이야기다.

나 역시 도의원이라는 직분으로 4년간 의정활동을 펼쳐온 사회의 지도층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도의원 이전에 하나의 자연인이기 때문에 사사로운 일을 행함에 있어 선과 악의 사이에서 갈등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지난 한 해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파 속에 정말 사건사고가 많은 한 해로 기억된다. 그 무엇보다도 일부 몰지각한 지도층 인사들의 땅 투기를 위한 위장전입, 자녀들을 명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한 과욕에서 온 위장전입, 쌀 직불금 부정 수급사태, 모 의료재단 대표의 진료기록 허위작성으로 인한 진료비 과다청구 사례, 개발정보를 미리 빼내 보상금을 부당 청구한 사례 등 사회 각 분야 곳곳에서 법질서를 붕괴시키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처럼 사회의 지도층들이 법 이전에 사회·윤리적 가치관을 망각한 채, 정도를 이탈하여 중심을 잡지 못하고 도덕적 해이가 횡행한다면 이 나라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지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는 솔선수범하여 법과 질서를 지킬 것과 투명한 국가 경영 등을 요구하게 된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이야기가 있겠는가.

국가의 신임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지도층의 청렴성과 도덕성 그리고 부패의 척결을 요구하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어로 '사회 지도층에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일상적으로 부와 권력, 명예는 공인으로서의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수반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사회지도층들이 신분적 본분을 망각한 채 국민으로서 의무를 실천하지 않는, 그들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비판과 부정적인 의미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선은 도덕과 윤리와 일치한다. 악은 부정과 부패와 연루되어 있다. 지도자의 도덕적 요구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근본은 모두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약간의 재량이 허용되는 것이다. 선과 연계되는 것은 진실과 솔직함이다. 사회의 지도층 반열에 오르려면 제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악을 몰아내야한다. 악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는 제어 능력이 있어야 한다. 악과는 타협하지 않고 선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항상 선과 대화를 하여야 한다. 나 자신을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마음속의 선을 지켜야 할 것이다.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신학자 '한스 큉'은 '도덕 없이는 생존은 없다'라고 했다. 도덕과 윤리는 인류의 생존과 직관된다는 뜻이다. 선은 인류의 번성이요, 악은 인류의 종말이다. 생존과 종말,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항상 도덕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남을 배려하며 착하고 선하게 살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