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가 1960년대 구 소련 공상과학 소설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러시아에서 제기됐다고 미국 ABC뉴스 인터넷판이 14일 전했다.

   러시아의 일부 비평가들은 아바타의 몇몇 요소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10권 짜리 연작 소설 '눈 유니버스'(Noon Universe)를 베낀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영화의 배경인 행성 '판도라'는 스트루가츠키가 쓴 유토피아의 이름과 동일하다. '판도라'에 거주하는 종족의 이름 역시 '아바타'에서는 '나비'(Na'vi), 소설에서는 '나베'(Nave)로 유사하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드미트리 비코프는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에서 "캐머런 감독이 스트루가츠키 형제가 고안한 행성 '판도라'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이들의 작품을 광범위하게 도용했다"며 "나비는 명백하게 나베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한 페이지를 할애해 영화와 소설을 조목조목 비교하면서 두 작품 모두 22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판도라'는 수풀이 무성하고 온난다습한 행성이라는 점도 공통적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이같은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캐머런 감독이 "소련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것은 아니다"고 결론내렸다.

   '아바타'에서는 나비가 판도라의 유일한 문명족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나베가 두 종족 중 하나라는 점, 영화에서는 지구의 상황이 비참한 것으로 묘사되지만 소설에서는 지구가 공산체제 하에서 번영하는 것으로 묘사된다는 점 등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스트루가츠키 형제 중 아직 살아있는 동생 보리스는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영화를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아바타'가 표절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캐머런 감독이 자신의 소설 속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주장들을 부인했다.

   영화 평론가 키릴 로즐로고프는 작가와 영화제작자들이 미래를 다룰 때 공통적인 요소를 많이 사용하는데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책에서는 '아바타'에 있는 것들을 포함, 거의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