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우리 뿌리를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인천 중구 북성동 이민사박물관에 온 멕시코 한인 후손 9명의 눈빛이 빛났다. 멕시코 한인 이민사가 전시된 제3전시실을 지날 때는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서툰 한국말로 "사진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다"는 말이 나왔다. 한인 후손들은 "집에 보관된 유물을 기증하고 싶다", "멕시코에 돌아가면 한국어를 배울 것이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작년 8월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 HRD센터(인천 부평구 구산동 소재)의 직업훈련을 받기 위해 인천에 처음 왔다. 조부모, 증조부모가 한국인이다. 16일 귀국을 앞둔 이들에게 인천국제교류센터가 이민사박물관을 둘러볼 기회를 제공했다. 엘리아스 펠리페 파스 아코스타(30)씨의 증조할아버지는 '지동동'이란 이름으로 인천 출생이라고 했다. 1905년 제물포에서 멕시코 농장으로 이민을 떠나 이국땅에 정착했다. 엘리아스씨는 "증조부 고향에서 직업훈련을 받고 취직에 성공했다"며 기뻐했다. 그는 멕시코에 돌아가서 해외취업 절차를 밟은 뒤 곧 인천에 돌아올 예정이다.
인천국제교류센터 문화한인팀의 문세욱씨는 "멕시코 한인 후손들이 인천에 와서 이민의 역사를 배우고, 서로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2005년 '멕시코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식' 이후 매년 멕시코 동포 후손들을 초청해 자동차·용접·전자 분야에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직업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2009 멕시코 한인후손초청 직업연수'에 참가한 재외동포들은 지난 16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멕시코행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