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파주/이종태기자]북한 개성과 30㎞ 남짓 거리를 두고 있는 파주시는 최북단 접경지역이라는 지역적 특성때문에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총선, 지방선거에서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주는 이에 따라 대부분의 선거에서 보수·여당 공천=당선(?)이란 등식이 유지돼 왔다. 그러나 최근 교하신도시 등 외지 유입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6·2 지방선거에서도 보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농 복합지역인 파주는 지난해부터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6~7명의 후보가 자천타천 단체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공천을 받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류화선(62) 시장의 입각설이 심심찮게 거론되면서 류 시장의 출마 여부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민주당과 친박연대는 1~2명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나라당 = 한나라당은 현재 자천타천 5~6명이 출사표를 내고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류화선(62) 시장의 출마 여부에 따라 공천 구도가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여타 후보들은 류 시장의 거취를 예의 주시하며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류 시장의 출마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류 시장 본인은 출마 의사를 밝히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임을 내세우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MB정권 2주년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2월 개각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2월말이면 류 시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류 시장은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의 대표격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통령자문기구인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 활동하는 등 행정 개혁의 전도사로 널리 알려져 또 한차례 입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2004년 보궐선거에 이어 재선인 류 시장은 그동안 깨끗한 도시만들기, 이화여대 유치, 교하신도시 신교통 수단 확보, LCD단지, 월롱·선유·탄현·신촌산업단지 조성, 문산~서울간 민자고속도로, 첼시아웃렛 유치 등 6년동안 각종 대형 사업이 진행되면서 파주의 재도약 기틀을 마련하는 등 나름대로 탄탄한 지지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오래 전부터 파주시장에 뜻을 품고 중앙 정치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임우영(50) 도의원은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류 시장과 공천 경쟁을 벌이다 한발 뒤로 물러서 도의원에 출마, 도정과 시정을 폭넓게 익히며 권토중래의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지역을 살피고 있다.

임 의원은 의욕 넘친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파주시 발전을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는 각오를 피력하며, 부드럽고 섬세한 이미지를 앞세워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박재홍(55) 전 파주시 국장은 6·2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해말 명예퇴직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975년 공직에 입문한 박 전 국장은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뒤 한국방송대학을 거쳐 국민대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등 파주 공직사회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다.

박 전 국장은 34년간 공직에 몸담으며 익힌 다양한 행정 경험과 정책이론을 접목시켜 파주시를 선진도시로 만드는데 이바지하겠다는 각오를 내세우며 초교 동문들을 중심으로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황의만(65) 민족통일파주시협의회 회장은 금신초교 총동문회장, 문산중·제일고 총동문회 부회장을 맡는 등 지난해 9월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후 지금껏 지역을 샅샅이 훑고 있다. 황 회장은 "선관위에서까지 그만 돌아다니라는 권고를 받을 정도로 파주 전 지역을 다녔다"며 이번만은 자신있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6년 전 보궐선거 당시 류 시장과의 공천경쟁에서 한차례 쓰라린 패배 경험을 안고 있는 터라 와신상담(臥薪嘗膽) 고지 탈환을 노리고 있다. 황 회장은 매헌 윤봉길 의사 100주년 기념사업회 집행위원장을 역임하고, 한나라당 중앙당 재정위원 겸 경기도당 부위원장을 맡는 등 중앙 정치권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이밖에 국토해양부 이재홍 국장, 우춘환 전 도의원, 정행직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파주지사장 등도 후보군으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 민주당 = 한나라당의 후보군 난립과는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최이도(61) 전 민주평통 파주시협의회장이 경쟁자 없이 출마 준비에 여념이 없다.

최 전 회장은 지난 10·28 국회의원 재보선 당시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데다 MB정부의 행정복합도시 무산 등으로 민심이 민주당으로 기울고 있다고 판단, 이번 선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교하신도시를 중심으로 외지 유입 인구가 크게 늘면서 전통적인 보수 성향도 어느 정도 퇴색돼 이번 지방선거는 충분히 해 볼만하다는 입장이다. 최 전 회장은 이에 따라 "집권당을 제대로 견제하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중도·진보세력이 결집해 행복한 파주시를 만드는데 일조해야 한다"며 중도성향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던 윤건(67) 전 농업기반공사 파주지부장이 이번에는 친박연대로의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지역 현안

GTX 교하 연결·美공여지 개발… 표심 이끌고 갈 '쌍두마차' 전망

파주시의 최대 현안은 GTX 교하신도시 연결 등 교하신도시 교통난 해소와 반환 미군공여지 개발 등이다.

민선 5기 파주시장 선거는 GTX 교하신도시 연결을 누가 이끌어 낼 수 있겠느냐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국토해양부가 파주시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해말 교하신도시 광역교통대책에 신교통 수단 건설비용으로 3천억원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오는 6월부터 교하신도시 2단계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발생하게 될 교통문제 등 민원 해결 여부도 복병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류화선 시장이 역점 추진해 온 반환미군 공여지 캠프 에드워드내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조성사업이 일부 토지주들의 반발로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축소 건립될 것이라는 소문에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대 유치문제가 가시적 성과는 있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 및 기여도에 대한 향후 내용물을 두고 역공을 당하는 변수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난개발 방지를 위해 계획관리지역내 토지의 평균 경사도가 18도를 넘어설 경우 개발행위 허가를 제한하는 등 전국 지자체 중 가장 강화된 산림훼손 허가 기준을 비롯 쓰레기, 불법·불량간판, 불법 주·정차, 불법 노점상 없는 4무(無) 도시에 이어 소음, 먼지, 악취까지 없는 7무(無) 도시를 추진하면서 소기업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거부감 해결도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선거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