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종호기자]2007년 6월말 강화읍에 근무하던 염명희씨는 교도소 수감자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아버님이 사망해 혈혈단신이 된 자신이 상속재산 취득신고를 납부해야 하는데 2010년 3월 출소 예정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사연이었다.
행정기관이 대행해 줄 수는 없는 상황. 염씨는 궁리끝에 지방세법상의 '기한연장' 제도를 찾아냈다. 출소한 뒤 취득신고를 할 수 있게끔 기한연장에 필요한 서류를 직접 작성한 뒤 교도소로 보내줬다. 수감자는 '교도소에 있는 미천한 사람에게도 자상한 관심을 보여준데 대해 고맙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왔다.
인천 강화군 공무원들이 그동안 업무처리 과정을 통해 생생하게 겪었던 각종 사례 66건을 엮은 '강화에 부는 신바람'을 발간했다.
그동안 주민들과 부대끼며 봉사의 정신을 실천해간 사실적인 기록을 담았다. 이 책자는 '제1장 CEO는 퇴근이 없다', '제2장 주민이 왕이로소이다', '제3장 주민과 어우러져', '제4장 변혁의 신바람'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세무과에 근무하는 선은주씨는 지난 2007년 허름한 작업복 차림인 한 아주머니의 방문을 받았다. 타인 부동산에 자신의 명의를 빌려줬던 친척 할아버지가 군청으로부터 체납세금을 납부하라는 전화를 받은 뒤 고민하는 것을 보다못해 자신이 대신 체납세금을 갚을테니 전화나 독촉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과연 납부할 수 있을까 미심쩍었다. 그로부터 한달 뒤, 얼굴과 손이 새까맣게 그을린 아주머니가 약속한 체납세금 일부를 손에 꼭 쥐고 선씨를 찾아왔다. 한달간 폐지 등을 모아다 판 돈이었다. 선씨는 "그 아주머니를 보면서 열심히 민원봉사를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심기일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책자 발간을 주도한 연규춘 기획담당은 "책자 발간을 통해 평소 공무원들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하자는 취지에서 만들게 됐다"며 "공직을 처음 시작하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자료로 요긴하게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