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년에 홍콩을 방문한 앨빈 토플러가 한 말이 새삼 기억난다.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
미래는 항상 미래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금방 현실로 다가온다. 미래가 현재가 되고 또 과거로 바뀌면서 금방 새로운 미래가 나타난다. 따라서 미래를 잘 예측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될 리가 없다. 이것은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다 마찬가지이다. 행복한 삶을 원하는 개인, 성공적인 기업 경영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기업가, 국가사회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든 미래공부부터 하고 볼 일이다.
미래 변화의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워낙 다방면에 거쳐 복잡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인구변화나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진전되고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는 무엇인가. 개별 국가 대신에 지구촌 정부가 탄생한다는데 과연 그럴 날이 올까. 미래는 온통 사이버 세상이 된다는데 어떻게 적응해 나갈까. 인간의 삶은 결국 행복추구에 최고의 가치를 둘텐데 미래인의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까. 이런 식으로 살펴보자면 끝이 없다.
인구문제만 해도 그렇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인구문제는 한마디로 저출산-고령화-인구감소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저출산 때문에 아무리 고령화 속도가 빨라도 인구는 곧 줄어들게 되어 있다. 얼마 안 있어 노동력이 줄면 생산활동이 축소될 것이고 뒤이어 인구가 줄면 구매력과 시장이 위축될텐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도 노동력 감소와 함께 시작되었다는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시대, 어느 정부든 국정 운영을 잘해서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되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 많은 욕을 먹고 만다.
그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부 당국자의 미래 마인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 국정운영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왜 정부정책에 기를 쓰고 반대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국민들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살필 줄 알아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저마다 똑똑하다. 인터넷이 집집마다 보급되어 있어 매일매일 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산다. 거기다 사람마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그때그때 소통을 한다. 이처럼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무장한 똑똑한 군중들(smart mobs)의 활동영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고 정부가 하는 일마다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한다.
능력있는 정책 당국자라면 이들을 끌어안고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책 수립단계에서부터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고 특히 반대하는 사람들의 견해를 들어 받아들일건 받아들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건 그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
결국 이들을 동반자로 만들어 함께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미래는 감성사회이다. 냉철한 머리도 필요하지만 따뜻한 가슴이 없이는 되는 일이 없는 사회가 바로 미래사회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미래는 너무나 복잡하다. 그런데 미래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변화의 내용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남보다 먼저 미래를 파악하고 개척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고 한다. 단순히 예측만 하는 데서 나아가 각자가 원하는대로 만들어가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더 큰 미래를 열어가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바이다. 그것은 곧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승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