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인천 남구청장 선거는 여야를 떠나 현 구청장이 과연 재선 고지를 밟을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인천 남구는 민선 4대를 거치는 동안 아직까지 단 한차례도 재선 구청장을 용인하지 않았다. 구도심 특성상 유권자의 유출입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냉정함을 잃지 않은 표심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얼음같은 표심을 파고들려다보니 벌써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예비 후보군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크고 작은 지역행사에는 예외없이 예비 구청장 후보군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한나라당 후보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타 지역과 달리, 남구청장 후보군은 야권 내부에서도 경합이 치열하다.
■ 한나라당 = 이영수(60) 현 구청장, 전국 최초의 여성 광역의회 의장을 역임한 이영환(69) 전 인천시의회 의장, 민선2대 구청장을 지낸 정명환(63) 인천사랑시민협의회 상임대표, 인천시의회 의장을 맡았던 박창규(64) 시의원 등으로 후보군이 압축되는 양상이다.
경영인 출신의 이영수 구청장은 지난해 9월 주민자치박람회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작은 도서관 건립 사업 등을 통해 밑바닥 민심을 꾸준히 다져왔다. 소탈하면서도 친화력을 갖춘 이영수 구청장이 당내 경선을 뚫고 남구 최초의 현역 구청장 재선이라는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영수 구청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손꼽히고 있는 이영환 전 의장도 지난 연말 출판기념회를 통해 출마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3대 시의원을 거쳐 현재 숭의3·4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맡고 있는 등 지역 기반을 탄탄히 다져놓고 있다.
정명환 인천사랑시민협의회 상임대표와 박창규 시의원은 다크호스로 분류되고 있다.
이영수 구청장과 이영환 전 의장간 양자 대결로 압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전혀 의외의 인물이 한나라당 남구청장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민주당= 당초 박우섭(55) 전 구청장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김상호(57) 전 인천 남부경찰서장이 명예퇴직을 한뒤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예선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기반을 다지고 있는 성관실(64) 시당 재정경제 특별위원장도 출사표를 내 남구청장 후보는 혼전이 불가피해졌다.
박우섭 전 구청장은 지역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전형적인 바닥민심 훑기를 통해 4년만에 구청장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특유의 포용력과 함께 구청장 재임 당시 '문화 구청장'으로 불릴 만큼 문화 사업 발전에 힘쓴 결과, 남구를 문화도시로 자리잡게 기여한 점 등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서장은 지난 92년 경정 특채 외무고시 15기로 경찰에 입문한 뒤 주프랑스 대사관 1등 서기관, 경찰청 보안2과장, 과학수사센터장 등을 지냈다. 박 전 구청장에 비해 지역 기반이 다소 옅다는 약점이 있지만, 참신성을 앞세워 강력한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 위원장의 경우 제13~14대 총선에 출마하고 민선 초대 구청장 선거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오랜 기간 당에서 활동하며 지지 기반을 넓혀왔다.
옛 인천동부경찰서와 인천시 등 16년간의 공직 근무와 함께 현재 10년 이상 환경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경력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 민주노동당·진보신당= 상대적으로 젊은 30~40대가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중장년 유권자층이 상대적으로 두터운데다 보수 성향이 다소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남구에서 '젊은 피'들이 어느 정도의 득표력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현 남구위원장인 문영미(44) 남구의회 의원과 정수영(43) 전 남구위원장의 양자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문 의원과 정 전 위원장은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는 각각 구의원과 구청장으로 출마, 문 의원은 구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정 전 위원장도 당시 1만2천여(8.8%)표를 획득하는 등 선전해 지역주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진보신당에서는 이랜드노동조합 사무국장인 백승현(37) 남구당원협의회 사무국장이 후보로 확정됐다. 6월 지방선거에서 인천지역 최연소 구청장 후보가 확실시되는 백 국장의 선전 여부도 남구청장 선거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향후 진보세력 대연합이 구체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후보들도 '총성없는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지역 현안
각종 개발사업 이해관계 부딪쳐 난항… 주민의견 조율 묘안제시 표심가를듯
구도심권인 남구는 현재 전체 행정구역의 절반에 가까운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중이다. 대부분의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주민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양상이다. 제물포역세권 재정비 사업이 주민 반대에 부딪쳐 최근 재정비촉진지구에서 해제됐다. 인천시가 지난해말 주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4천191명 가운데 찬성 1천850명(44.2%), 반대 2천269명(54.1%)으로 반대 의견이 우세한데 따른 결과.
남구지역에서 진행중인 숭의운동장 재생사업,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 주안2·4동 재정비 촉진사업, 용현·학익지구 개발사업 등 다른 굵직한 개발사업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따라서 찬반으로 갈려있는 주민의견을 합리적으로 조율, 개발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 묘안을 누가 어떻게 내놓을지가 표심을 사로잡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부족한 문화시설을 이른 시일내에 확충하고, 활력이 떨어진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방안도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