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시대에도 남한산성은 국방의 보루로서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인조는 세자비와 원손, 대군을 비롯해 종실을 강화도로 보내고 소현세자와 자신은 남한산성에서 항전을 했는데 천혜의 요새인 남한산성은 병력의 절대 열세에도 불구하고 청나라 군사들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화도가 점령당하자 인조는 성밖으로 나와 항복하게 된다.
남한산성은 자랑스런 역사일 뿐만 아니라 경관이 빼어나다. 산성에는 100년 이상된 소나무 숲이 66만1천㎡이나 되고 봄철 벚꽃천지, 새 순 돋을 무렵의 떡갈나무 길, 가을 단풍, 겨울 눈꽃 터널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리고 서문을 통해 보면 북한산 인수봉이 손에 잡힐 듯하고 한강이 휘몰아가는 모습이 운치 있다. 밤이면 한강다리에 설치해 둔 조명이 물에 아른거리는 야경도 눈부시다.
경기도는 1971년에 남한산성을 도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조선의 왕들이 묵었던 행궁을 현재 복원중에 있다. 금년 3월에 행궁의 상궐·하궐·인화관이 복원돼 행궁 권역 전체의 모습과 관아거리가 조성된 조선의 중심 행궁인 남한 행궁의 위용이 드러나게 된다. 차제에 행궁뿐만이 아니라 남한산성 안을 조선시대 모습으로 전부 복원한다면 중세의 보석이라 불리는 독일의 로텐부르크처럼 남한산성은 우리나라의 옛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볼거리와 아름다운 추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한산성은 조선 숙종시대에 1천세대가 거주했으나 지금은 식당들을 포함해 120세대만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문화재보호구역 내에 위치함으로써 자기 집도 마음대로 개축하지 못하는 등 재산적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 경기도와 성남시·광주시가 합동으로 사업단을 구성하고 1천억원의 예산을 확보한다면 이들 사유지를 모두 매입해 조선시대의 마을을 복원하고 전통 민속문화를 재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내의 모든 거주자는 조선시대의 복장을 착용하고 성문과 행궁에 조선시대 모습의 군사들을 배치하면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자원이 되리라 확신한다.
특히 롯데월드에서 잠실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123층 건물과 시너지 효과를 내어 현대 첨단 건축물과 한국의 전통가옥을 같이 경험할 수 있는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