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하는 쪽에서는 지금처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만 무료급식을 하는 것은 대상 학생과 급식비를 내는 학생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위화감이나 그 학생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심리적 아픔을 생각할 때 교육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쪽에서는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매년 1조5천억원에서 최고 1조8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데 한정된 교육재정을 무상급식으로 돌리다 보면 다른 교육예산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으니 오히려 교육정책이 후퇴할 거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찬성쪽에서는 무상급식은 단순히 교육적 차원에만 한정되지 않고 학교에 내는 급식비에서 절감된 돈이 가계의 지출에 활용됨으로써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서민층과 중산층의 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임으로써 출산율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우려하는 예산문제도 다른 부문에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예산의 지출을 줄여서 국민의 세금 부담 없이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으니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에 대해 반대쪽은 강경한 어조로 무상급식이 선거를 염두에 두고 대중들에게 영합하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다. '조선일보'는 2월 4일자 사설에서 '무상급식 다음엔 공납금 공짜 공약, 외고·자사고 폐지 공약, 대학입시 추첨제 공약이 차례차례 또는 한꺼번에 등장할 것이다…. 아첨꾼 정치인들은 불평등과 빈부격차라는 사회의 그늘을 비집고 독(毒)버섯 돋아나듯 돋아난다'고 썼다. 같은 날 '동아일보'의 사설도 '국민을 속이고 국가에 해독을 끼치는 공약을 남발하는 출마자들은 유권자들이 가려내야 한다'고 했다.
포퓰리즘 주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리스나 아르헨티나의 예를 들어 좌파의 복지정책이 국가를 부도사태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반대쪽의 손을 들어 주었다. 2월 12일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들과의 조찬회동에서 "있는 사람은 자기 돈으로 해결하고, 그 돈으로 서민을 도와야 한다. 복지 예산을 늘리고 싶어도 북유럽 나라처럼 안 된다"고 밝힌 것이 그것이다.
현재 전국의 모든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13% 정도의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논란의 초점은 바로 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이라는 단어에 있다. '한 반이 40명이라면 전국적으로 평균 5, 6명의 아이들이 무상급식을 받는데 그 아이들에게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는 질문은 타당하다고 본다.
다른 곳이라면 몰라도 감정이 예민한 어린 학생들이 다니는 초·중등학교 안에서 아이들이 차별을 느끼고 소외감과 상처를 받게 되는 일을 막고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나라에서 주는 밥을 먹고 평등하게 공부하게 하자는 원칙적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현재 우리 국가의 예산 상황이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시기나 범위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니 무상급식은 그 정책이 '옳으냐 그르냐'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시행되고 있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냐, 더욱 확대할 것이냐, 전면 실시할 것이냐' 하는 실행 방법의 문제로 보인다. 더욱이 무상급식 실행 여부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에 속하니 부분적으로 실시하든 전면적으로 실시하든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본다.
다만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대안도 없이 표를 의식해서 무조건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는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그런 한편 이 문제를 포퓰리즘이나 좌파의 이념과 연결시켜 쟁점화하는 일 또한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무상급식 시행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세금 부담이 증가하고 더 중요한 교육사업들이 뒷전으로 밀려날지, 아니면 평등교육의 혜택으로 인재 양성의 토대가 튼튼하게 마련될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이렇듯 민생이나 교육과 관련된 장기적인 문제일수록 정치적으로 쟁점화하거나 선거의 유불리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국가 백년대계의 수립이라는 과제 속에서 활발한 토론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유권자의 선택에 맡기는 게 올바른 민주주의의 실천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