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국가 조선의 도읍지 '한양'
서기 1392년 개경(개성)에서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는 고려 왕조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새 왕조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도읍지로 옮기고 싶어 했다. 이성계가 도읍지를 옮기고 싶어 했던 이유는 고려의 도읍지였던 개경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고려 왕조의 지지 세력에 대한 세력 약화, 민심의 쇄신, 당시 유행하던 풍수지리설의 영향 등이었다. 논의 초 계룡산 부근과 현재 서울 서쪽의 무악(毋岳), 한양(漢陽) 등 3곳이 후보지로 거론됐다.
무학국사와 하륜 등 중신들의 의견에 따라 1393년 도읍지를 한양으로 결정했다. 또 1394년 신도궁궐조성도감(新都宮闕造成都監)을 설치해 도읍지에 필요한 건물과 기반 시설 설치에 들어갔고 같은해 11월 천도를 단행했다. 1395년에는 한양을 한성(漢城)으로 고치고 도성(都城)과 성저(城底)로 구성된 행정구역도 확정했다.
| ||
▲ 경회루 |
# 조선의 도읍 한성의 건설
조선은 한성의 건설을 동양의 수도 배치 원칙인 '좌묘우사(左廟右社:궁궐을 중심으로 좌측에 종묘, 우측에 사직), 전조후시(前朝後市:궁궐 남쪽에 관청, 북쪽에 시장)'의 계획에 따라 건설했다.
경복궁이 1395년에 지어졌고 이런 원칙에 따라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에는 이조, 호조, 병조 등 육조 관아가 설치됐다. 또 한양의 방위를 위해 북악산과 남산, 인왕산을 잇는 성벽도 쌓았다.
현재 남아 있는 5대 궁궐(경복궁, 경희궁, 경운궁(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중 그 다음으로 건립된 것은 창덕궁이었다. 창덕궁은 개경으로 도읍을 옮겼던 태종 이방원이 다시 한양으로 천도하면서 법궁인 경복궁의 역할을 보완하기 위해 지었다.
| ||
▲ 경운궁(덕수궁) |
# 조선 왕조의 흔적 5대 궁궐
앞서 말했듯 조선의 법궁은 경복궁, 이궁은 창덕궁이었다.
임진왜란 이전 왕들은 경복궁과 창덕궁을 때에 따라 옮겨다니며 이용했다. 제9대 성종이 창덕궁이 왕실 가족들이 모두 머물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겨 창덕궁 옆에 창경궁을 지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며 조선의 궁궐들은 모두 소실되었다. 이후 광해군에 의해 창덕궁과 창경궁은 복구가 되었지만 경복궁만은 서기 1865년(고종 2년)에 흥선대원군의 주도로 중건되기 전까지 273년간 재건되지 못한 채 버려졌다. 재건된 경복궁은 조선 후기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을미사변(1895년)의 현장이 된다.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이 중건되지 못하자 창덕궁이 조선 후기 왕조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창경궁도 임진왜란 당시 불탔지만 광해군에 의해 중건된 후 꾸준히 이용됐지만 일제시대 창경원으로 격하, 박물관과 식물원 등이 설치되면서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지금의 덕수궁(德壽宮)은 원래 경운궁(慶運宮)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선조가 의주까지 몽진했다가 1년반만에 서울로 돌아온 후(1592년) 머물 곳이 없어 정릉동 일대의 종친과 양반가 등을 고쳐 임시 궁궐로 개조해 행궁으로 사용했고 뒤이어 왕위에 오른 광해군이 이 곳을 경운궁이라 이름을 붙였다. 경운궁은 그 후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대한제국 당시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다가 1897년 경운궁으로 환궁하게 되며 다시금 궁궐로서 이용 되게 된다. 오늘날 덕수궁이라는 이름은 고종 황제에게 덕수(德壽)라는 궁호(宮號)가 붙여지게 되면서 얻게 됐다.
경희궁의 원래 이름은 경덕궁이었다. 경희궁도 다른 궁궐과 마찬가지로 광해군이 지었지만 인조반정에 의해 광해군이 왕위에서 물러나며 실제 사용되지는 않았다. 이후 왕들이 수시로 잠시 거처하며 궁궐로서 역할을 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1901년부터 1904년 사이에 고종 황제가 잠시 이용하기도 했지만 이후 일본인들에 의해 파괴된다.
| ||
▲ 창덕궁 |
※ 궁궐을 재미있게 보려면
궁궐 안에는 다양한 건물들이 들어 있고 수백년 조선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한 까닭에 궁궐을 들여다보면 조선시대의 여러 정치적인 상황들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산 교육의 장으로서의 활용은 궁궐을 방문하기 전에 충분한 지식을 쌓았을 때만 가능할 것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 등 5대 궁궐에는 이런 번거로움을 해소해 줄 뿐 아니라 궁궐의 구조와 조선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궁궐길라잡이와 궁궐지킴이들이다.
궁궐길라잡이와 궁궐지킴이들은 5대 궁궐에서 문화유산해설사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지칭한다. 이들의 도움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각 궁궐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안내 시간 및 장소를 참조하면 된다. 사진협조-서울KYC(한국청년연합회)-우리궁궐길라잡이(http://www.palaceguide.or.kr/ 02-2273-2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