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는 특유의 힘이 있습니다. 한국에 지지 않도록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오구리 슈운ㆍ小栗旬ㆍ28)

 "오구리 슈운씨와는 배우 출신 감독으로 동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독 데뷔작 재미있게 봤습니다"(구혜선ㆍ26)
 
    25일 개막한 제20회 유바리(夕長) 국제영화제에는 보기 드물 정도의 미남ㆍ미녀 감독이 출품작 게스트 명단에 포함돼 있다.
 
   바로 일본과 한국의 두 톱 배우가 자신의 연출작을 가지고 영화제를 찾은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일본의 꽃미남 스타 오구리 슈운과 한국의 얼짱 여배우 구혜선. 오구리 슈운은 영화 '크로즈 제로' 시리즈와 TV 드라마 '고쿠센' 등으로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꽃미남 스타다.
 
   두 사람은 각각 '꽃보다 남자'의 일본판과 한국판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은 바있는 독특한 인연도 가지고 있다.
 
   오구리 슈운은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이자 자신의 감독 데뷔작인 '슈얼리 섬데이'(SURELY SOMEDAY)와 함께 유바리를 찾았다. '슈얼리 섬데이'는 문화제를 준비 중인고등학생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물. '노다메 칸타빌레', '사이보그, 그녀' 등에 출연한 고이데 게이스케가 주인공이다.
 
   한편, 구혜선은 '유바리 초이스' 섹션에 초청된 단편 데뷔작 '유쾌한 도우미'를가지고 유바리의 영화팬들과 만났다. 죽음과 구원, 자기 의지에 대한 단상을 담은 영화다.
 
   두 사람은 26일 밤 우연히 만나 영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들의 만남은 구혜선이 영화제에 초청된 다른 독립영화 감독들과 함께 있던 자리에 오구리 슈운이 인사차 찾아오면서 성사됐다.
 
   오구리 슈운은 "한국 영화는 박력이 있어서 좋다. 우리(일본)도 한국 영화 못지않은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을 건넸고 구혜선은 "영화(슈얼리 섬데이) 재미있게 봤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27일 열린 기념촬영 자리에서도 나란히 서서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가까워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배우 겸 신인 감독이라는 공통점 덕에 영화제 내내 일본 언론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두 사람은 지난 1년 배우로서 전성기를 내달리는 바쁜 와중에서도 영화 연출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오구리 슈운은 작년 '타조마루'와 '크로즈제로2' 등 2편의 영화를 개봉했으며 TV 드라마 '최악의 형사 도쿄 DOGS'에 출연했다. 같은 기간 '꽃보다 남자'를 히트시킨 구혜선은 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 작곡가로 변신하며 숨가쁜 한해를 보냈다. 오구리 슈운은 26일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어려서부터 줄곧 영화광이었다.

   내 나름의 청춘영화를 만들어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구혜선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기를 하면서 처음 카메라 앞에 섰고 그 후로는 카메라 뒤에 서고 싶어져서 결국 영화 감독이 되는 '모험'을 했다"며 연출가로 변신한 이유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