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프로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사상 첫 6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내건 2010 프로야구가 6일 시범경기 개막을 시작으로 열기를 달군다.

   6일 넥센-LG(목동), SK-두산(문학), 한화-롯데(대전), KIA-삼성(광주) 경기부터 월요일만 빼고 21일까지 매일 오후 1시 팀당 14경기씩 모두 56경기를 치른다. 팀별로 2연전씩 돌아가며 맞붙는 일정이다.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오는 27일 오후 2시 두산-KIA(잠실), SK-한화(문학), 삼성-LG(대구), 롯데-넥센(사직) 경기로 개막 팡파르를 울린다.

   시범경기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9회까지 승패를 결정짓지 못하면 연장 10, 11회 승부치기를 실시한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무사 1, 2루에 주자를 놓고 공격하는 방식이다. 연장 11회에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무승부로 처리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승부를 가리자는 목적도 있고 국제대회에 대비한 연습도 겸하고자 올해도 승부치기를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승부치기가 적용된다.

   승부치기가 도입된 작년 시범경기에서는 무승부가 한 경기도 나오지 않았다.

   ◇전력 점검의 무대일 뿐 '성적표는 믿지 말자'
2009 시즌 시범경기 1위 팀은 10연승을 달리며 11승1패로 승률 0.917을 기록한 롯데. 그러나 롯데는 정규시즌에서 간신히 4위에 턱걸이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맥없이 탈락했다.

   시범경기 2위 LG도 정규리그 초반 한때 신바람을 냈지만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반면 시범경기 5위 KIA는 탄탄한 마운드와 꾸준한 타선을 발판 삼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더니 우승까지 일궈냈다.

   2001년 이후 시범경기 1위 팀이 최종순위까지 1위로 마친 연도는 2002년 삼성, 2007년 SK 두 번뿐이었다.

   1982년 원년부터로 확대해도 1987년 해태, 1992년 롯데, 1993년 해태, 1998년 현대까지 여섯 차례에 그친다. 1999, 2000년은 양대 리그제였다.

   따라서 시범경기 성적표란 전혀 믿을 게 못 된다는 말이 성립된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모두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더러 있다.

   작년 조정훈(롯데)은 시범경기 2승, 정규시즌 14승으로 다승 1위를 차지했고 리오스(전 KIA.두산)도 2004년과 2007년 시범경기-정규시즌 다승왕을 동시에 따냈다.

   이승엽은 삼성에서 뛰던 2002년 시범경기에서 홈런 4개로 1위를 차지한 뒤 정규시즌에도 47개를 터트려 홈런왕이 됐다. 2008년 김태균도 한화에서 4홈런(시범)-31홈런(정규)으로 1위를 지켰다. '슈퍼소닉' 이대형(LG)은 2007년 시범경기-정규시즌 도루왕을 독차지했다.

   특히 작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이 대부분 빠진 가운데 시범경기가 열려 전력을 가늠하기 어려웠고 다소 김빠진 느낌도 있었다.

   올해는 각 팀이 '온전한' 전력으로 맞붙을 예정이라 흥미는 배가 될 듯하다.

   ◇스프링캠프의 땀방울을 보여줘라
프로야구 8개 구단 선수들은 지난 1월10일부터 3월 초까지 두 단계로 나눈 전지훈련으로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KIA(괌→일본 미야자키), SK(일본 고치현→일본 오키나와), 두산(일본 미야자키), 롯데(사이판→일본 가고시마), 삼성(괌→일본 오키나와), 넥센(일본 미야코지마→일본 가고시마), LG(사이판→일본 오키나와), 한화(하와이→일본 오키나와)는 1월10일부터 2월 중순까지 한 달 남짓 기간을 체력훈련과 기본기술 다지기로 보냈고 2월 중순∼3월 초에는 실전 위주 연습경기를 소화했다.

   국내 프로팀들은 일본 프로야구 1군 또는 1.5, 2군 혼성팀과 연습경기에서 우위를 보이거나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베이징올림픽 우승과 제2회 WBC 준우승 이후 올라간 한국 야구의 위상도 실감했다.

   특히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작년 부상 쓰나미 속에 시름했던 채종범(KIA), 김광현, 박경완(SK), 진갑용, 오승환, 박진만(삼성), 손민한, 강민호(롯데), 성영훈, 진야곱(두산), 박명환, 김정민(LG) 등 각 팀의 주요 재활 선수들이 누구보다 힘겹게 재기의 땀방울을 흘렸다.

   ◇8개 구단의 '고민과 희망'
전문가들은 새 시즌에도 SK, KIA, 두산의 3강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12년 연속 가을 잔치 진출 행진이 중단된 삼성이 '권토중래'할 것으로 보고 전력 플러스 요인이 없는 롯데는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사령탑을 박종훈, 한대화 감독으로 각각 바꾼 LG와 한화는 어느 정도 자극을 받겠지만 하위권 탈출이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메인 스폰서를 구해 후원군을 등에 업은 넥센도 트레이드 출혈을 유망주들로 메워야 한다.

   각 구단에는 올해 반드시 기대만큼 활약해줘야 할 '키 플레이어'들이 있다.

   디펜딩챔피언 KIA는 당연히 김상현, 최희섭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CK포'로 불리는 두 중심 타자가 작년만큼 터져준다면 조범현 감독에게 더 바랄 것이 없다.

   SK는 김광현, 송은범이 부상을 털어내고 다시 원투펀치의 위용을 회복하는 동시에 얇아진 '벌떼 불펜'의 뒷문을 전천후 좌완 이승호가 걸어잠궈야 한다.

   두산은 4번 타자로서 시험대에 오를 김현수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선발 마운드의 재건도 과제이다.

   롯데는 새 용병 라이언 사도스키와 마무리를 맡을 임경완, 이정훈이 열쇠를 쥐고 있다. 수년간 이어온 고질이자 최대 약점인 마무리가 고민거리이다.

   삼성은 '안타까운 에이스' 배영수의 부활이 영원한 숙제이고 넥센에서 데려온 장원삼의 어깨에 기대를 건다.

   넥센은 이택근, 장원삼, 이현승을 내줬지만 '트레이드 불가'를 선언한 영건 3인방 강정호, 황재균과 강윤구가 있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LG는 마운드 불안을 해소해야 하는 동시에 과열경쟁 상태인 외야를 '교통정리' 해야 한다. 일본에서 유턴해온 이병규도 희망과 과제를 함께 안겨주고 있다.

   김태균, 이범호의 공백이 큰 한화는 호세 카페얀 등 외국인 투수와 송광민 등 신흥 거포에 목을 매달고 있다.

   특히 올해는 16명의 외국인 선수 중 카림 가르시아(롯데), 더그 클락(넥센)을 제외한 14명이 투수라 마운드의 용병 전쟁도 볼만하다.

   ◇프로야구 시범경기 일정(3월)
▲6~7일= 넥센-LG(목동) SK-두산(문학) 한화-롯데(대전) KIA-삼성(광주)
▲9~10일= 넥센-두산(목동) SK-LG(문학) 한화-KIA(대전) 삼성-롯데(대구)
▲11~12일= SK-롯데(문학) 한화-두산(대전) 삼성-LG(대구) KIA-넥센(광주)
▲13~14일= 두산-LG(잠실) SK-넥센(문학) 삼성-한화(대구) KIA-롯데(광주)
▲16~17일= 두산-삼성(잠실) 한화-넥센(대전) KIA-SK(광주) 롯데-LG(사직)
▲18~19일= LG-한화(잠실) 삼성-SK(대구) KIA-두산(광주) 롯데-넥센(사직)
▲20~21일= LG-KIA(잠실) SK-한화(문학) 삼성-넥센(대구) 롯데-두산(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