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중앙전시실에서 '송암 박두성선생 문화사업 기금조성 박정희·유명애 수채화 모녀전'을 시작한 박정희(사진 오른쪽)씨와 유명애씨의 모습.

[경인일보=이현준기자]"아버지(송암 박두성 선생)의 정신이 후대에 제대로 전해지길 바랄 뿐이죠."

'박정희·유명애 수채화 모녀전'이 시작된 지난 5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중앙전시실. 송암 선생의 둘째 딸 박정희(87)씨와 외손녀 유명애(65)씨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날 기념식엔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이정주 송암 박두성선생 문화사업선양회장, 우광덕 강화문화원장을 비롯한 많은 관람객이 참석,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을 만든 송암 박두성 선생(1888~1963)의 선양사업 기금 마련을 위해 준비된 이번 전시회 개최를 축하했다.

두 모녀는 이번 전시회에 주로 나무와 꽃 등 자연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수채화 100점을 내놨다.

아흔살을 목전에 둔 박씨는 건강한 웃음을 띠며 "조물주가 세상을 창조하고 보기에 좋다고 했는데, 그런 자연의 모습이 너무 좋아 주로 자연을 소재로 삼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의 묘역은 방치돼 있고 생가는 더욱 안좋은 상황인데, 아버지를 위한 일에 사용한다고 해서 그림을 주게 됐다"고 말했다.

송암의 외손녀, 유씨도 "맹인들이 많이 찾는 남동구 수산동 묘역은 가는 길이 험해 접근하기 어렵고, 강화 생가는 헛간처럼 버려져 있다"며 "우리나라에 그리고 인천에 어려운 이웃을 사랑한 바른 어른이 있었음을 후세가 잘 알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송암 박두성 선생 문화사업선양회'는 전시회를 통해 마련된 기금으로 송암 선생의 강화 교동 생가 복원사업, 묘역 이전사업, 기념공원 조성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씨는 "아버지의 정신과 아버지께서 한 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만큼, 이번 선양사업의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오는 11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