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진오기자]송도경제자유구역을 포함하고 있는 인천 연수지역이 '공천 민주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당원 경선'으로 구청장 등 각급 선거 후보자를 결정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으며, 민주당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시민공천배심원제' 적용지역으로 연수구가 선정됐다.

한나라당 연수지역은 4선의 황우여 의원이 이끌고 있다. 연수는 전국 선거구 가운데 2번째로 당원이 많다. 2만5천여명으로 추산된다. 그 비결은 바로 선거 후보자 결정 방식에 있다.

당내 경선에서 구청장이나 시의원, 구의원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황 의원의 마음을 잡아서는 소용없다. 당원들을 많이 확보하는 게 경선 승리의 '지름길'이다. 철저히 당원들의 지지표에 따라 당락이 갈리는 선출방식으로 경선을 치르기 때문이다. 각 후보자들이 사활을 걸고 당원 확보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위원장의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만, 당사자인 황 의원은 "나는 약해지지만 당은 강해진다"면서 이 시스템의 강점을 부각시킨다. 황 의원은 "위원장이 공천권을 행사하면 당원들은 맥이 빠지게 돼 있다"면서 "당의 주인인 당원이 공천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원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연수지역 시스템은 중앙당은 물론이고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황 의원은 설명했다.

연수구는 또 민주당이 최근 시민공천배심원제 적용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시민공천배심원들이 투표로 후보를 정하는 전국의 기초단체장 선거구 8곳 가운데 연수구가 포함된 것이다.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중앙당이 선정하는 전문가그룹과 해당 지역 시민들로 이뤄진 배심원단이 공천심사위원회가 1단계로 압축한 복수의 후보에 대해 정견발표와 상호토론, 질의응답 등을 거쳐 투표하는 방식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당원 경선'과 '시민 참여 경선'이라는 민주적 정치실험을 벌이고 있는 연수지역이 지방선거 당내경선을 앞두고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