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영준기자]6·25 전쟁 후 설립돼 2000년대 초반까지 운영되다 군산으로 이전한 한국유리(판유리)를 비롯해 선창산업, 대성목재, 동국제강, 북성·만석·화수 부두.
인천시 동구 해안가에서 만날 수 있는 공장과 부두들이다. 이들은 송도국제도시 등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대변되는 인천에서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시설이기도 하다.
'청관(靑館)' '한의사 강영재' '바다사진관' '수복호 사람들' 등 사진집과 전시회를 통해 인천에서 사라져가는 모습을 찍는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린 김보섭(55)씨가 작품을 위해 6년간 인천 동구의 해안 지역을 찾고 있다.
"인천은 서울의 주변도시로서 많은 공장이 바닷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타 지역과 달리 공장과 갯벌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요. 2004년부터 지금까지 '시간의 흔적'이라는 주제로 이곳의 모습을 담았죠. 이곳에 몇 년 더 집중할 계획입니다."
'시간의 흔적'의 배경은 '인천의 천덕꾸러기' 같은 포구인 북성·만석·화수 등 3개 부두를 비롯해 인근의 공장들이다.
그는 "이들 부두에 수협이 있어 많은 고깃배와 선원이 들끓었던 과거의 모습은 없지만 분위기와 구조는 그대로"라며 "공장들 또한 어제 찍은 사진 속 풍경이 마치 30년 전에 찍은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옛 '인천 이야기'가 고스란히 살아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인천 동구 해안지역의 공장과 부두들을 담은 사진 12점(전 작품 가로 1m×세로 2m)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막한 사진전 '시간의 흔적'은 18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미추홀전시실에서 열리며, 4월 22~27일엔 서울 토포하우스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