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교하신도시 3지구의 토지 보상이 늦어지면서 토지 소유주들이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토지주 대부분이 보상을 예상해 대출을 받은 뒤 대체농지나 공장용지를 미리 사들였으나 보상이 미뤄지면서 은행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LH공사와 파주시, 수용보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교하3지구의 토지보상 대상자는 총 2천625명(5914필지)으로, 이들이 은행 융자 등으로 지고 있는 빚은 모두 1조2천억원(대책위 자체 집계)에 이른다.
교하3지구는 지난 2007년 6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이후 2008년 12월 개발계획 승인을 거쳐 지난해말까지 보상이 완료될 계획이었다. 교하3지구에는 모두 3만2천여가구가 입주한다.
하지만 당초 보상 완료 계획 시점보다 3개월이 지난 현재 보상 계획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LH공사는 통합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는 데다 보금자리주택 추진 등을 이유로 보상을 미루며 구체적인 보상 일정을 제시하지 않아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바람에 토지주들은 수천만원에서부터 심한 경우 수십억원에 이르는 은행 이자에 등골이 휘며 일부는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소규모 농지에서 농사를 짓다 인근 지역에 대토한 농민들이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수용보상대책위원회 허 염 위원장은 "다른 택지지구는 지구 지정 이후 보통 12개월이면 보상이 이뤄졌다"며 "농민들이 이를 감안해 땅값이 오르기 전에 은행 융자금으로 대토를 했는데 보상이 미뤄지면서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 백호진 부위원장은 "지장물조사도 50% 정도 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LH에서 보상을 늦추기 위해 일부러 일정을 미루고 있다"며 LH공사를 성토했다.
더구나 이곳에 땅을 소유한 주민들은 주민공람이 진행된 2006년 10월부터 각종 개발 행위가 제한돼 있어 땅을 팔지도, 개발하지도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교하읍 동패리에서 농사를 지어온 류모(55)씨는 "20억원을 대출받아 대토해 한달에 1천500만원씩 지금까지 이자만 6억7천만원이 나갔다"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땅을 빼앗기는 것도 억울한데 돈이 없다며 이렇게 차일피일 늦춰 고통을 주는 건 너무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LH공사 손용진 과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LH공사로 통합한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 변한 게 없다"며 "토지주들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교하3지구 보상계획이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파주 교하3지구 보상 지연..토지주 '파산' 위기
은행빚 1조2천억..LH "보상계획 아직 없다" 비난 커져
입력 2010-03-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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